松竹일반시

松竹/김철이 2023. 4. 23. 17:23

 

                  松竹 김철이

 

 

세상은 내게 물었지.

넌 먼 훗날 자라서 뭐 될래?

고사리손 움켜쥐고 다짐했네

글 꾼이 되겠다고

 

몽당연필 쥐고

내 차가운 가슴에 자문자답했었네

입 있어도 말 못 하고

귀 있어도 말 못 듣는

입 대고 귀 되리라고

 

한 글자 두 글자

원고지 한 칸 두 칸 메우며

세상을 담고 세월을 담아

내 인생 끈을 묶었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공짜 나이 허겁지겁 먹다 보니

인생 칠십 코앞이라

노을 진 인생 고개

허둥지둥 내려갈 끈이나 잡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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