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松竹 김철이
불혹을 홀아비 냄새 폴폴 풍기던
냉가슴에 은은한 목련 향으로 다가와
나팔꽃 아침을 맞았고
달맞이꽃 저녁을 더불어 맞았지
소나기 끝없이 내려도
구멍 난 우산조차 씌워줄 수 없고
뙤약볕 강렬히 내리쬔들
망가진 양산마저 바쳐 줄 수 없는데
날 우산 삼고 양산 삼더라
문득문득 자다가도 떠오른다.
내 어둔한 생각이
내 어눌한 손놀림이
당신 생애 만개할 꽃을 시들게 하진 않았는지
그대 삶의 텃밭 밑거름 줄 수 없어도
내 영혼에 더해
참사랑 웃거름 걸러 주리니
사시사철 피어 시들지 않을
인생 꽃피워 소풍 길 더불어 깔아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