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아내

松竹/김철이 2023. 1. 8. 14:20

아내

 

                                松竹 김철이

 

 

불혹을 홀아비 냄새 폴폴 풍기던

냉가슴에 은은한 목련 향으로 다가와

나팔꽃 아침을 맞았고

달맞이꽃 저녁을 더불어 맞았지

 

소나기 끝없이 내려도

구멍 난 우산조차 씌워줄 수 없고

뙤약볕 강렬히 내리쬔들

망가진 양산마저 바쳐 줄 수 없는데

날 우산 삼고 양산 삼더라

 

문득문득 자다가도 떠오른다.

내 어둔한 생각이

내 어눌한 손놀림이

당신 생애 만개할 꽃을 시들게 하진 않았는지

 

그대 삶의 텃밭 밑거름 줄 수 없어도

내 영혼에 더해

참사랑 웃거름 걸러 주리니

사시사철 피어 시들지 않을

인생 꽃피워 소풍 길 더불어 깔아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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