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112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O9sVMT3taXo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박해에 맞서야 할 자세에 대해 예수님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예루살렘이 무너지는 날에 사람들을 걱정하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날 혹시 주님께 살려달라고 다시 성전으로 모여들지 말고 달아나라고 예수님은 이야기 하십니다. 따라가지 마라는 말씀과 달리 이번에는 도망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유다에 있는 이들은 산으로 달아나고,”
말씀을 다시 우리의 박해로 생각하고 우리가 무너질 정도의 시련이 몰려올 때에 우리는 우리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의 가치를 굳게 지켜야 합니다.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든 우리를 부르거나 협박하려 하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세상 안에서 사랑으로 살아가는 분명한 이유를 아는 이들이기에 이 박해에 끌려 가거나 마음이 흔들릴 이유는 없습니다. 신앙은 배운 지식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경험하는 사랑의 가치와 행복을 지켜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죽음 이후의 삶을 경험할 수 없지만 그러나 우리의 사랑의 삶이 결국 우리를 구원하고 하느님 안에서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임을 아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박해에 끌려 들어가 살려달라고 멈출 이유 없이 그런 유혹에는 도망쳐야 합니다.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하느님을 믿었던 이스라엘 백성이지만 그들이 하느님의 뜻을 잊어버리고 망각한 채 그들이 만들어낸 전통으로 하느님을 설명하고 꾸미려 드는 시도는 더 힘센 이들을 통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잊고 우리의 구미에 맞는 방식으로 신앙을 이해하고 왜곡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세상에 힘센 많은 것들이 세상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충분히 그런 모습들을 확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달콤한 박해와 위기에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잊고 잘못된 방향으로 몰려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주님은 우리가 그 시기에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때를 알아보고 바르게 서서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구분도 되지 않는 유혹에 시달리며 하느님이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한 신앙생활에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서로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시지만 어떻게 되도 나부터 살리고 봐야 하는 세상이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결국 우리보다 힘센 다른 것들에 지배를 받게 마련이고, 그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곡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다른 곳을 향해 허리를 틀고 고개를 돌린 상태라면 참 난감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