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보릿고개 시절, 나물에게 위로받다 | “무치고 버무리다, 한국인의 나물 밥상” (KBS 20220526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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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치고 버무리다, 한국인의 나물 밥상” (2022년 5월 26일 방송)
나물은 우리와 늘 함께했던 음식이다.
생으로 쌈을 싸 먹기도 하고,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하고, 말렸다가 묵은 나물로도 먹으니, 늘 밥상에 빠질 새가 없었다.
겨우내 땅속에서 뿌리를 내렸다가 기다렸다는 듯 지천으로 피어나는 각양각색의 나물.
나물과 함께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었던 ‘나물 민족’의 식생활을 돌아본다.
■ 보릿고개 시절, 나물에게 위로받다
경남 사천 초전마을에는 푸른 보리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보릿고개 시절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겪었을 초전마을 사람들은 냇가에서 ‘꼽시리’라 불리는 고기를 잡으며 허기를 달랬다. 아직 덜 익은 풋보리밭에는 잡초마저도 일용할 양식이었다. ‘모메삭’이라 불리는 메꽃과 ‘아장카리’라 불리는 꼭두서니는 초전마을 어르신들만이 아는 추억의 밭 나물. 요즘엔 보기 힘들어졌지만, 예전엔 아버지가 가는 쟁기 뒤를 쫓아다니며 주울 정도로 많이 있었단다.
그렇게 배고픔을 달래주던 음식은 무엇이 있었을까. 억센 아장카리는 된장으로 버무리면 건강에 좋은 반찬이 됐고, 모메삭을 넣어 만든 ‘밭나물된장국’은 그 옛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던 몇 안 되는 음식이었다. 지근지근 땅에서 올라온 보리들 잘 자라나라고 부르던 노래에 맞춰 먹던 음식은 바로 ‘보리죽’. 곡식이 귀하니 이보다 더 소중한 요리가 없었다. 초전마을 사람들의 보릿고개 시절을 달래주던 음식을 차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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