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 환경

남의 둥지에서 태어난 뻐꾸기 새끼 생존전략 [환경스페셜-야생의 생존전략, 탁란] / KBS 20050928 방송

松竹/김철이 2022. 9. 4. 15:22

남의 둥지에서 태어난 뻐꾸기 새끼 생존전략 [환경스페셜-야생의 생존전략, 탁란] / KBS 20050928 방송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NcsB0xmsvaY

 

 

 

 

 

자신의 알을 스스로 돌보지 않고 남에게 맡기는 탁란.

무책임한 얌체 부모인가? 고도로 진화된 생존 전략인가?

시시각각, 남의 둥지를 훔쳐보는 탁란 동물들이 있다. 제 알을 맡기기 위해서다.

침입자들은 감쪽같이 알을 바꿔치기 하거나,

인해전술로 밀고 들어와 알을 낳고 떠난다. 뻐꾸기는 왜 붉은머리 오목눈이의 둥지에 알을 낳을까? 감돌고기는 왜 목숨을 걸고 꺽지의 산란장에 침입하는가?

잔인하게 묘사되어 온 뻐꾸기의 탁란과 희귀한 자연 현상으로 보아온 감돌고기의 탁란. 이들은 왜 제 종족의 운명을 다른 종에게 맡기는 위험한 선택을 했나?

고도로 진화된 그들만의 생존 전략, [탁란]을 분석한다.

 

적과의 동침.

뻐꾸기 알은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 안에 떨궈진 그 순간부터, 오로지 본능에만 의지한 채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 뻐꾸기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알을 밀어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둥지가 너무 높아 알을 밀어내지 못한 탁란 둥지가 발견되었다. 한 둥지 안에서 태어난 뻐꾸기 새끼와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는 함께 자랄 수 있을 것인가?

 

뻐꾸기의 마피아 가설

우리나라를 찾는 뻐꾸기의 대부분은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몰래 낳는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알을 2~3개 낳았을 즈음의 정확한 타이밍이다.

만약 탁란 시기를 놓쳐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들이 이미 태어나 있다면, 탁란을 해도 그 알은 부화될 수 없다. 이런 경우, 뻐꾸기가 선택한 전략은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재번식 유도하는 것이다. 이름하여 마피아 가설이다. 뻐꾸기 어미가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를 물어 죽이는 현장을 공개한다! 그리고 뻐꾸기 어미가 새끼를 스스로 키울 수 없는 숨겨진 사연을 분석한다.

 

붉은머리오목눈이 두가지 알 색의 비밀

붉은머리오목눈이도 뻐꾸기의 탁란을 막기 위한 대응전략을 가지고 있다. 청색과 흰색, 두 가지 알색이 바로 그것이다. 진화적으로 한 지역·한 종에게서 전혀 다른 두 가지 알이 존재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뻐꾸기는 청색알의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만 알을 낳고, 설사 흰색알의 둥지에 탁란을 하더라도, 붉은머리오목눈이는 탁란을 미리 알아 채고 둥지를 포기하거나, 물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켜 왔다.

붉은머리오목눈이와 뻐꾸기의 치열한 군비확장경쟁의 치열한 생태를 확인해본다.

 

감돌고기의 탁란

알을 스스로 돌보지 않는 부모는 하천에서도 발견된다.

금강과 그 인접 하천에만 서식하고 있는 감돌고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감돌고기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한국 고유종 어류다. 감돌고기가 있는 곳엔 반드시 꺽지가 있다. 감돌고기는 꺽지의 산란장에 침입하여, 30여 마리가 한꺼번에 집단 산란을 한다.

연구 결과, 감돌고기는 포식자로부터 알을 보호하는 꺽지 수컷을 통해, 알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탁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꺽지를 제거한 산란장에서는 꺽지의 알도, 감돌고기의 알도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 그러나 꺽지는 감돌고기도, 감돌고기 치어도 잡아먹을 수 있는 육식성 물고기다. 실제 산란장에서 감돌고기를 잡아먹는 꺽지와 동사리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목숨을 건 감돌고기의 집단 탁란 현장을 공개한다!

 

탁란. 그들만의 치열한 생존전략

최근 인천 송도에서 5개의 알을 품고 있는 검은머리갈매기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검은머리갈매기가 한 번에 낳을 수 있는 알의 수는 3개다. 나머지 2개의 알은 탁란인 것이다. 같은 종끼리 알을 맡기는 종내 탁란은 둥지 마련이 힘들거나, 암컷이 미숙한 경우 발생한다. 국제적인 희귀조류, 검은머리갈매기의 종내 탁란 현상을 살펴본다.

자연에서는 서로의 장점을 이용해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예도 있다. 각시붕어는 민물조개 속에 알을 낳아, 포식자들로부터 알을 지킨다. 민물조개는 제 새끼들을 각시붕어의 아가미에 내뿜어 붙여, 새끼들을 멀리까지 퍼뜨린다.

 

이 영상은 [환경스페셜-야생의 생존전략, 탁란(2005928일 방송)]입니다. 일부 내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