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 환경

8,000km를 날아온 슴새의 땅굴생활 [환경스페셜-8,000km의 귀향, 슴새의 사랑] / KBS 20061227 방송

松竹/김철이 2022. 9. 14. 12:14

8,000km를 날아온 슴새의 땅굴생활 [환경스페셜-8,000km의 귀향, 슴새의 사랑] / KBS 20061227 방송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fIqjoyK7g2A

 

 

 

 

 

송년특집 8000km의 귀향, 슴새의 사랑

바다새가 땅굴 생활을?

하늘에서의 슴새는 강하고 우아하지만 육지에서의 슴새는 실수연발이다. 생의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는 바다새의 좌충우돌 육지 나기와 눈물겨운 새끼 키우기!

머나먼 오스트레일리아 해역에서부터 8000킬로미터를 날아온 5000여 마리의 슴새는 번식에 성공하여 돌아갈 수 있을까.

 

슴새, 300일간의 귀향일기

사수도의 봄, 슴새는 따뜻한 남쪽 바다를 떠나 어김없이 고향을 찾는다. 새끼를 낳기 위해서다. 번식기에만 야간에 섬으로 상륙하는 슴새. 육지 생활이 서툴러서일까. 슴새는 해지기 전에는 둥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바다 위를 날거나 물결에 몸을 맡긴 채 해가 지기만을 기다린다.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바다 새답게 슴새의 활동 영역은 하루에 200km~300km에 이른다. 하루 종일 사수도 주변을 배회하지만 사냥 실력은 형편없다. 눈치를 보며 고래나 방어가 물고기 떼를 몰아주기만을 기다린다. 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는 바다 새의 녹록지 않은 육지생활! 300일간의 귀향일기를 들여다본다.

 

슴새의 섬, 사수도

제주 북제주군 추자면에 속하는 사수도는 5000여 마리의 슴새가 서식하는 한국 최대 슴새의 번식지다. 사수도는 슴새 외에도 흑비둘기, 칼새, 붉은배새매 등 종다양성이 풍부해 1982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새가 땅굴 생활을 한다?!

후박나무 가지에 둥지를 튼 녀석은 슴새가 아니다.

가지 위가 아닌 땅굴을 파고 생활하는 슴새는 나무 위, 흑비둘기와는 이웃사촌. 일주일가량 땅을 파고 낙엽을 끌어와 둥지를 완성한 슴새.

넓적한 물갈퀴는 굴을 파기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되고 둥지 터의 부드러운 부엽토는 안전한 착륙대가 된다. 어둠이 내리면 둥지를 찾아 땅을 디디는 슴새의 독특한 착륙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10시 이후에는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절정을 이룬다. 우아하게 비행하다가 퍽~! 하고 떨어지듯 내려와 뒤뚱뒤뚱 땅 위를 걷는 새.

바다 위 하늘, 당당히 그 위용을 자랑하던 바다 새의 어색하기만 한 땅굴 생활을 밀착 취재했다.

 

슴새의 특별한 이륙

슴새가 줄지어 이륙 준비를 한다.

슴새는 바람을 이용해 비상한다. 지상에서 바로 날아오를 수 없는 까닭에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바람을 타는 것. 보통 날아 오를 때 이용하는 나무가 정해져 있고, 같은 나무를 여러 슴새가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비상하는 슴새는 한번 날아오르면 하늘에 오래 머문다. 날개 짓을 하지 않아도 멀리 그리고 빠르게 비행하는 슴새의 비행 전략을 살펴본다.

 

단 하나의 사랑, 슴새의 모정

7월 초, 태풍이 올라오는 길목에 접어든 사수도. 단 하나의 알을 낳는 슴새들에게 그 알은 삶의 전부다. 부드러운 흙을 파서 만든 땅굴 둥지는 태풍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어미는 물에 잠긴 굴 안에서도 차마 포란을 멈출 수가 없다. 슴새 부화율 15%, 오로지 번식을 위해 8000km를 날아온 5000여 마리의 슴새. 태풍 속에서도 제 알을 놓지 못하던 어미, 과연 새끼와 함께 남쪽 나라로 갈 수 있을까.

 

슴새 부부의 사랑

철저한 일부일처제 형태의 금슬 좋은 슴새 부부. 슴새는 열흘에 한 번씩 암수 교대로 포란을 하고 포란하지 않을 동안은 상대의 먹이감을 구하러 다닌다. 포란하랴, 먹이활동하랴, 지칠대로 지친 슴새 부부는 애달픈 울음소리로 서로를 반긴다. 금슬 좋은 슴새 부부의 열흘만의 상봉 현장을 포착했다.

 

사수도의 무법자, 집쥐

슴새는 천적이 없는 무인도에서 진화를 해온 탓에 천적에 대한 대응능력이 거의 없다. 제작진이 슴새굴을 찾은 번식기, 알을 품거나 새끼를 품어야 하는 시기 임에도 대부분의 슴새굴은 비어 있었다. 껍질만 남은 상태로 굴 밖에 나와 있는 알도 있었다. 사람의 발길도, 천적도 없는 사수도에서 슴새를 위협하는 건 고깃배를 통해 들어온 집쥐. 사수도는 이미 쥐들의 세상이다. 번식 성공률이 100%에 가까운 집쥐는 무서운 번식력으로 사수도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196216000마리였던 슴새는 지금 5000여 마리로 줄어들었다. 머나먼 오스트레일리아 해역에서부터 고향을 찾은 슴새. 과연 쥐들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영상은 [환경스페셜-8,000km의 귀향, 슴새의 사랑(20061227일 방송)]입니다. 일부 내용이 현재와 다를 수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