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운문사 엘레지

松竹/김철이 2021. 9. 22. 01:20

운문사 엘레지

 

                                   松竹 김철이  

 

 

인적 드문 운문사 가을은 화려한데

경내 떠도는

여승의 외로운 한숨

속세의 임을 잊을 길 없어

법당 촛불 밝혀 홀로 흐느낄 적에

산새도 들새도 따라 울더라

 

산길 따라 몇백 리

숲길 거쳐 몇천 리

운문사 밤은 깊은데

예불하는 비구니 애처로운 그림자

두고 온 임의 그림자 씻을 길 없구나

 

속 넓은 법당

가물거리는 촛불 켜고 슬피 울 적에

매달린 쇠 북은 더욱 애달피 운다.

 

야속한 경내 냇물도 마른 지 오래

매몰찬 가슴속

임 향한 사랑은 식을 줄 모르니

찾지 않을 그 사람을 기다린들 무엇하리

운문사 야밤은 한층 깊어만 가는데

 

'松竹일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의 북소리  (0) 2021.09.29
아침의 향기  (0) 2021.09.25
추억의 강  (0) 2021.09.18
애원  (0) 2021.09.11
바로 네 곁에  (0) 202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