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제자
김철이
시험 관리에 대단히 엄격한 교수가 있었다.
시험 시간이 종료되면
‘땡’ 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답안지를 즉시 교수에게 제출해야 했다.
만약 이를 어기고 계속 답안지를 작성한 뒤 낼 경우
교수는 그 학생에게 0점을 주었다.
지난 기말시험 때 한 학생이 시험 시간이 끝난 뒤에도 답안지를 계속 쓰더니
그걸 제출하려고 성큼성큼 교탁 앞으로 걸어나갔다.
교수: "굳이 답안지 낼 것 없네. 학생은 0점이야."
학생: "제가 누군지 아십니까?"
교수: "몰라, 하지만 자네가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도 개의치 않아. 자네는 0점이야."
학생: "제가 누구인지 정말 전혀 모른다는 말인가요?"
교수: "그렇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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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그 학생은 교탁 위에 쌓여 있던 답안지들 중간쯤에
자신의 답안지를 쑤셔 넣고는 급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