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시
초록 아기
松竹 김철이
손이 시려 숨었을까
몇 달 며칠 땅속에 잠자더니
어느새 깊은 산기슭에
초록 물감을 풀어놓는다.
계절에 옷 빼앗겨
부끄러워 떨고 섰던 나뭇가지 가지마다
고사리손 곱게 다듬어
푸른 새 옷을 입힌다.
시절도 돌아오는 메아리
수줍듯 녹색 옷 갈아입고
덜 트인 목소리 가다듬어
온 들녘에 봄의 노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