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살아요

드롭은 안 돼

松竹/김철이 2021. 4. 17. 01:20

드롭은 안 돼 

 

                                              김철이

 

 

 

실력이 고만고만한 두 사람의 앙숙이 내기 골프에 열중하고 있었다.

 

4의 미들 홀.

 

첫 번째 친구의 티 샷은 페어웨이 가운데로 떨어졌다.

 

돈을 제법 잃고 있던

 

두 번째 사나이는 멀리 보내려는 욕심이 앞서 미스 샷.

 

엄청난 슬라이스로 공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카트 길 위에 떨어지고 말았다.

 

울상이 된 사나이는 친구에게 간청했다.

 

"이봐, 아스팔트 위에서는 무벌타 드롭을 해도 되겠지?"

 

"무슨 소리야, 절대, 안돼. 벌타를 먹기 싫다면 그대로 놓고 치라고."

 

'적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사실을 새삼 만끽하며

 

첫 번째 사나이는 7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세컨 샷,

 

공을 그린에 올리고 친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카트 길 위의 친구는 연습 스윙을 되풀이할 따름이었다.

 

대여섯 번 아스팔트에 불꽃이 튀길 만큼 골프채를 찍어대던 그가 드디어 세컨 샷을 날렸다.

 

웬걸? 잘 맞은 공이 그린 위의 홀 컵에 1m도 안 되게 붙고 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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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대단한데. 도대체 몇 번으로 친 거야?"

 

", 자네 거 6번 아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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