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질 것들에 대하여
松竹 김철이
세상에 태어나서
여태 옆자리를 지켜준 갖은 욕심들
죽어 저승에서도 함께 할 것만 같았는데
세월은 널 두고 혼자 오라니
쌍둥이 형제
눈 내리는 허허벌판에 버린 듯싶구나
변하는 게 세상이라지만
조상 대대 몸 붙여 살아온 이 땅에
뭉칫돈 보따리로 싸온 코 큰 이들
떼를 지어 몰려와
삼천리금수강산 통째 삼키려 하니
백성 된 이 몸 지하의 나라님께 몸 둘 바 모르겠네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던가
언제부터 커피에 양담배 입에 댔던지
곰방대 보리숭늉 찾을 길 묘연하니
뿌리 없는 민족혼 어디에 잠들 건지
혼백의 그림자 뉘라서 찾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