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버려질 것들에 대하여

松竹/김철이 2021. 4. 24. 01:00

버려질 것들에 대하여 

 

                                松竹 김철이  

                   

 

세상에 태어나서

여태 옆자리를 지켜준 갖은 욕심들

죽어 저승에서도 함께 할 것만 같았는데

세월은 널 두고 혼자 오라니

쌍둥이 형제

눈 내리는 허허벌판에 버린 듯싶구나

 

변하는 게 세상이라지만

조상 대대 몸 붙여 살아온 이 땅에

뭉칫돈 보따리로 싸온 코 큰 이들

떼를 지어 몰려와

삼천리금수강산 통째 삼키려 하니

백성 된 이 몸 지하의 나라님께 몸 둘 바 모르겠네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던가

언제부터 커피에 양담배 입에 댔던지

곰방대 보리숭늉 찾을 길 묘연하니

뿌리 없는 민족혼 어디에 잠들 건지

혼백의 그림자 뉘라서 찾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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