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타령
松竹 김철이
인도 고대 어느 국왕의 지엄하신 명을 받들어
고승의 뇌리(腦裏)에서 나온
슬기로운 놀이가
말도 타지 않고 전 세계를 누빈다.
좁은 판자 위에
진을 치고 군막(軍幕)을 세우니
군졸들 창칼도 들지 않고
영토를 넓혀간다.
장이야!
멍이야!
느티나무 그늘 명당(名堂) 인양 자리 잡아
밉지 않은 훈수 속에 한순간 생을 즐긴다.
선수(先手) 후수(後手)를 통하여
청과 홍이 편을 가르고
인간의 사고능력을 빌려
국적 없는 국경을 넘나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