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높아지기 위한 낮아짐

松竹/김철이 2020. 9. 29. 12:31

높아지기 위한 낮아짐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클릭):www.youtube.com/watch?v=Y71SF3uUa8Y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낮아지기만 하라고 한다면 그걸 수용하고 받아들일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건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드는 일 외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낮아짐에 이유와 목적이 존재한다면 필요에 따라서, 최후 목적에 따라서 낮아짐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가 가르치는 주된 교리는 '십자가'입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세상 안에서 '죽음'에 이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소중히 여겨왔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십자가의 교리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스스로를 절망에 빠지게 만들고 비참하게 만들라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부활'을 지향합니다. 부활이 존재하기에 십자가가 존재하고 그 십자가가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가장 낮은 자가 되라는 초대는 새로운 영역 안에서 새로운 의미로 높은 자가 될 수 있는 희망 때문입니다.

 

돈이 많아서 힘있는 사람이 있고, 사랑이 많아서 힘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겸손은 사람을 진정으로 크게 만들어주는 내적 가치입니다. 반대로 교만한 사람을 앞에 두고는 그가 외적으로 행한 것을 칭송하겠지만 속으로는 반대로 그에게 어두움을 품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무엇이 더 현명한 일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가 지닌 시선의 범주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멀리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이 여느 동물과 달리 인간일 수 있는 이유는 그 초월성에서 기인합니다. 우리는 희망할 줄 압니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압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눈을 들어 영원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는 가장 '인간적인'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마진우 요셉 신부 블로그

http://semitoon.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