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관사
松竹 김철이
육십 년 전 생애 추억이 서려 있는 곳,
철조망 담장 밖
개나리 노란 미소가 길섶에 줄을 잇고
적산가옥 앞마당 한쪽에
황백색 감꽃이 똬리를 튼다네
빨갛게 영근
앵두 몇 알의 유혹이
창 안 동심을 불러내고
고사리손 뻗어 한 주먹 움켜쥐니
손 안 가득 초여름이 뛰어놀더라
창문 아래 봉선화
맨드라미 시절의 어깨동무하고
꼬마 성 춘향 된 듯
누이동생 마당 가운데 그네를 타는데
꼬마 이몽룡은 어디쯤 거닐까?
청포도 익어갈 무렵,
넝쿨 밑에 평상 깔고 누우니
금세 눈앞에 풍요로운 가을이 펼쳐지고
동심 속에 뛰어든
문학 작가의 꿈이 마냥 피어올랐지
황령산 눈, 녹듯 사라진 옛 시절
돌아올 기약은 없으나
글 속으로 뛰어든 옛 추억은
시대를 뛰어넘어
뭇 사람 정서의 토양으로 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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