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
松竹 김철이
오랜 민족의 역사를 풀어나가듯이
된장 한 덩어리 풀어
물 한 바가지 정성을 담고
보글보글 뚝배기 읊어가는 옛 추억을 듣는다.
몇 백 년 지기
죽마고우 고추장 손목 잡고
달아오르는 뚝배기 물속에 한 때 온천욕 즐기려니
눈치 없는 마른 멸치 몇 마리
물에 떠서 비명을 지른다.
한 민족 아낙들 해 묵은 한을 풀어내듯
한 술 퍼다
양은 냄비, 끓을 품에 안기니
시래기 살풀이 시간이 흐른다.
교도소 출소 범도 아닌데
두부 몇 동가리 감정 없는 입에다 넣어주니
덜 풀린 콩 조각
침샘을 타고 목구멍 헤엄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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