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살아요

등 떠미는 하느님

松竹/김철이 2020. 1. 9. 15:54

등 떠미는 하느님


                                  김철이

 

주일날 아침!

때마침 방학이라

늦잠을 자다 깜짝 놀라 일어난 한 꼬마가

허둥지둥 옷을 걸쳐 입으며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성당을 향해 허겁지겁 달렸다.


집을 나와 성당을 향해 달리며

꼬마는 계속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하느님, 제발 늦지 않게 해주세요."

"하느님, 제발 늦지 않게 해주세요."


간신히 성당에 도착한 꼬마가

계단을 뛰어 올라가다가

그만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

.

.

.

.

.

"하느님!

그렇다고 밀칠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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