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먼길 떠난 이들에게/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19. 11. 19. 16:33

먼길 떠난 이들에게



10만 성도의 수료식. 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있습니다. 12지파를 만들고 그들 통계대로라면 이제 32만이 되었겠지요. 이제 2:1의 경쟁 속에 들어선 이들에게 제사장으로 살 것인지 흰무리의 하나가 될 일인지 모를 삶을 펼쳐지겠지요.


누구는 천주교 신자 중 많은 이들이 그곳으로 들어갔다고 말합니다. 이유가 있어서 갔겠지요. 성경도 모르는 신부의 입장에서는 참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가 서 있던 곳이 성경 위에 이루어진 삶의 터전이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를 다시 돌아오게 할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단지 그가 언젠가 혼자 잘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그가 바라는 구원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시간에 그가 하느님을 찾는다며 노력하는 것은 도무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생각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잘못된 이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된 뿌리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한글로 번역된 성경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기에 한글 성경의 힘으로 구원받은 이들은 성경이 아니면 안된다고 말하는 이에게서 배움을 얻습니다. 그리고 그 성경에 기록된 바가 없는 한 인물이 적은 공식대로 그를 믿습니다. 결국 임의적인 짐작과 설명을 믿고 따르는 그들입니다.


가진 것이 성경이 전부인 곳에서는 무엇을 주장해도 성경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성경이 전부라고 말하는 이들이면서도 지금 신앙의 대상은 성경 밖의 인물이며 그의 설명도 모두 상상이나 혹은 접신, 혹은 빙의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들입니다.


천주교의 유사종교 성격의 잘못된 신심이나 오류들이 성사를 떠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성체성사를 어떻게든 끌어 들이려 성당을 지으려 하거나 성직자를 데려다가 성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자신을 증명하려는 시도가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성경을 우리가 제대로 공부한다면 이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복음적으로 살지 않는 것, 누구도 하느님 말씀을 보여주신 그리스도의 모범으로 세상을 살려고 하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2천년 동안 우리의 진짜 위험과 문제는 거기에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리스도가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 하셔도 다른 곳만 쳐다본 이들의 선택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미 주님을 답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두 가만 앉아서 생각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