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우리 인생시계의 배경은 무엇인가요?/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19. 11. 19. 16:27

우리 인생시계의 배경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신앙생활에 대한 고민이나 반성 중. '저는 하루를 하느님을 위해 살지 못합니다.', '저는 급할 때만 하느님을 떠올립니다' 식의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혹은 어떤 사람들은 '신부님 저는 신앙이 약해서 겨우 주일만 지킵니다'라고 고백하며 신앙의 양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시계를 들여다 보며 하느님 안에서의 생활을 재거나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고 한다면 자녀의 모든 시간은 부모의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곧 우리의 모든 시간은 이미 하느님 안에서의 시간이며 우리의 신앙이라는 것도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조차 하느님 안에서의 신앙생활 중 하나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어떤 부분을 조절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계에 배경이 하느님이라는 것을 알고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찾아온 은총의 시간에서라도 하느님을 찾고 성호를 그을 수 있는 근본이 될 수 있습니다. 급해서 찾든 아니면 게으른 망각의 모습을 보이든 하느님의 눈 안에 우리는 놓여 있습니다. 스스로의 노력과 수덕은 그 자체로 훌륭하지만 우리가 정말 기쁘게 하느님 안에 생활하려면 이미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 안에 숨쉬고 생각하며 사는 것입니다.


덮여 있는 자신의 어두운 그림을 벗겨 시계 안쪽의 아름다운 배경 속 아버지의 모습이 여러분에게 비춰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