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빈 의자

松竹/김철이 2016. 2. 29. 14:16

빈 의자

                     松竹/김철이  



아직도 봄은 멀었는데

몇 줌 흙 알갱이 젖줄 삼아

고개 내밀고 몰래 핀 바람꽃

소박한 미소에 반해버린 마파람

갈 길 잃고 살며시 주저앉는다


먼 길 가던 나그네 한순간 쉬어가라

마음 넉넉한 이 마련해 둔 곳이기에

먼 하늘 멀다 않고 흘러가던 구름,

동여맨 허리띠 쉬 풀어놓고

한가로운 마음 내려놓는다


주인 잃은 독백인가

처절하게도 외롭더니

세상은 늘 공평한 것이라

슬픈 기억 세월의 풍상 속에 다 묻어버리고

따스한 온기를 전해줄 새 주인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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