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가을비로 쓰는 편지

松竹/김철이 2016. 3. 7. 15:06

가을비로 쓰는 편지


                          松竹/김철이  


 

머지않아 퇴색되어 버릴 기억이라

못내 아쉽지만,

떠나갈 길이 너무 멀어

정표 한 장으로 마음을 접는다


엮어야 할 사연이 너무 많아

붓 한 자루 손에 든 채

먹물도 묻히지 못하고

가는 시절에 이별을 고한다


가는 세월 무정타 울지 말고

찾아오는 것에 대한 고개 숙여

순간적인 후회조차 말자더니

낙엽 위에 지고 말 역사를 적는다


사무치는 그리움 다 풀지 못해

한 줌 흙으로 돌아갈

단풍잎 바람에 실어

마지막 열정을 손수 불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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