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견몽犬夢

松竹/김철이 2012. 4. 12. 11:35

견몽犬夢

                        - 松竹 / 김철이 - 

 

밤이슬 커텐을 걷어 올리기 전

그녀를 품에 안았다

 

오십 년 세월을

밤새 훌쩍 뛰어넘은 듯

쪽진 긴 머리 곱게도 빗어 넘기고

아련한 미소 입에 담더니

 

못내 사무친 그리움

포기마다 풀어놓으려 하니

날쌘 걸음 뒷걸음만 치더라

 

꿈결에도 못 잊어

흐느적거리는

아들의 꼬인 손목 한번 잡아주지 못하니

이것이 이승과 저승의 연일 테지

 

초여름 날 부질없는 견몽이었으리

고이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 큰 아쉬움으로 남더라

'松竹일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탱자나무  (0) 2012.07.05
두 줄기 눈물  (0) 2012.06.16
비 갠 뒤에  (0) 2012.04.10
낮부터 내린 비  (0) 2012.04.09
사死의 찬미  (0) 2011.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