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몽犬夢
- 松竹 / 김철이 -
밤이슬 커텐을 걷어 올리기 전
그녀를 품에 안았다
오십 년 세월을
밤새 훌쩍 뛰어넘은 듯
쪽진 긴 머리 곱게도 빗어 넘기고
아련한 미소 입에 담더니
못내 사무친 그리움
포기마다 풀어놓으려 하니
날쌘 걸음 뒷걸음만 치더라
꿈결에도 못 잊어
흐느적거리는
아들의 꼬인 손목 한번 잡아주지 못하니
이것이 이승과 저승의 연일 테지
초여름 날 부질없는 견몽이었으리
고이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 큰 아쉬움으로 남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