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뒤에
- 松竹 / 김철이 -
세상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
옛 시절이 그리워진다고
공동묘지 수많은 무덤 앞에
맨발로 작두를 타는 한이 있어도
돌아보지 않겠다 이를 갈았는데
돌아서니 바로 코앞을 서성인다
그리움이란 이름표 가슴에 붙인 채
세월의 사슬을 절로 풀고
단숨에 달려와
고개 숙여 사죄의 뜻을 표한다
긴 인생 살다 보면
갠 날도 흐린 날도 있겠지만,
숱한 길벗 원수삼아 무엇하리
누더기에 탁배기 한 잔 걸쳤으니
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산팔자 물팔자로 사는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