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비 갠 뒤에

松竹/김철이 2012. 4. 10. 13:25

 

비 갠 뒤에

 

                     - 松竹 / 김철이 -

 

 

세상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

옛 시절이 그리워진다고

 

공동묘지 수많은 무덤 앞에

맨발로 작두를 타는 한이 있어도

돌아보지 않겠다 이를 갈았는데

돌아서니 바로 코앞을 서성인다

 

그리움이란 이름표 가슴에 붙인 채

세월의 사슬을 절로 풀고

단숨에 달려와

고개 숙여 사죄의 뜻을 표한다

 

긴 인생 살다 보면

갠 날도 흐린 날도 있겠지만,

숱한 길벗 원수삼아 무엇하리

누더기에 탁배기 한 잔 걸쳤으니

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산팔자 물팔자로 사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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