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오월의 끝자락

松竹/김철이 2011. 4. 18. 12:33

 

오월의 끝자락

 

                       - 松竹 / 김철이 - 

 

계절의 여왕

지엄하신 위엄에 질려버렸음인지

고개 숙여 눈치만 보다

오월은 저만치…

 

순박한 사내의 심사를 유혹하려나

온 대지에 옮아가는

라일락 사랑의 싹도 한번 꺾지 못했는데

잉크 빛 발걸음 자취를 감추니

먼 산 너머 사라지는 세월은

불러올 길 없구나

 

언제부터 이다지 삭막해 졌는지

추억은 늘 그립게 하는 걸까

쟁기질 소리 아련한데

경운기 굉음이 웬 말인가

 

명관이 구관이라

옷은 새 옷이 좋더라도

정은 옛정이 좋다 했거늘

흘러갈 시대에 고개 숙이는 자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라

날개 펴지 못할 유월의 새는 온 동네 슬피 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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