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끝자락
- 松竹 / 김철이 -
계절의 여왕
지엄하신 위엄에 질려버렸음인지
고개 숙여 눈치만 보다
오월은 저만치…
순박한 사내의 심사를 유혹하려나
온 대지에 옮아가는
라일락 사랑의 싹도 한번 꺾지 못했는데
잉크 빛 발걸음 자취를 감추니
먼 산 너머 사라지는 세월은
불러올 길 없구나
언제부터 이다지 삭막해 졌는지
추억은 늘 그립게 하는 걸까
쟁기질 소리 아련한데
경운기 굉음이 웬 말인가
명관이 구관이라
옷은 새 옷이 좋더라도
정은 옛정이 좋다 했거늘
흘러갈 시대에 고개 숙이는 자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라
날개 펴지 못할 유월의 새는 온 동네 슬피 울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