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의 편지
- 松竹 / 김철이 -
얼음 풀린 시냇가
이제 겨우 물살은 걸음마인데
성급한 들녘은 날개도 얻지 못한
황새냉이의 사무치는 그리움이 돋는다.
벌집을 쑤셔놓은양
온 누리 폭염으로 몸살을 앓을 쯤,
아무리 더워도 내년 이만 때면 또 다시 오리라는
흰 라일락 아름다운 맹세가 핀다.
시절은 산염의 계절,
생각 많은 날은 화려하고
욕심이 많은 로즈메리 잉크 빛 짙은 향은
온통 산기슭을 덮는다.
제 세상이라도 맞은 듯,
진눈깨비 행렬은 끝이 없는데
빨간 동백꽃 고결한 이성은
또 다른 계절의 따뜻함을 손꼽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