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기질 소리
- 松竹 / 김철이 -
동트기가 무섭게
온 동네 한바탕 소란이 인다.
생존 경쟁에 뛰어든 가장들
듣기 거북한 돼지 멱따는 소리
대체 무얼 사라는 건지
양심은 팔지도 않으면서
온 종일 사라고만 하니
가슴에 손 얹고 잠시라도 반성해 보았으면
해가 저물어 밤이 깊었다 하여
모두가 잠든 건 아니다.
세상에 쌓인 게 뭣이 그리 많아
술 힘을 빌려 고래고래 토악질인가
원수 삼아 무엇하랴
좋은 세월 마음 열어 살아야지
작심삼일 결심에
남는 건 거듭 대는 쟁기질 소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