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 건강

여름, 관절염 환자에겐 두 얼굴의 계절

松竹/김철이 2008. 7. 23. 16:42
여름, 관절염 환자에겐 두 얼굴의 계절
관절염 환자들에게 겨울은 그야말로 기다긴 고통의 시간이라고 한다. 추운 날씨에는 관절의 통증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날씨가 풀리고 여름이 되면 한결 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따뜻한 여름날씨를 맞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남아 있다. 장마철이다.

장마철은 기압등의 문제로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더 심해진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휴가를 기다리는 직장인처럼 관절염 환자들 역시 하루빨리 장마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궂은 날씨가 관절 굳힌다

실제로 관절염 환자의 90%는 장마철에 통증을 더욱 심하게 느낀다고 한다. “다리 아픈거 보니 비오려나 보다” 하시던 우리네 할머니들의 일기예보가 매번 틀리지 않았던 이유는 할머니들의 삶의 연륜이 아니라 궂은 날씨를 몸이 먼저 알고 반응했기 때문이었다.

날씨가 궂으면 관절통은 더욱 심해진다. 기압과 기온의 변화 때문인데 맑은 날 기압과 평형을 이루고 있던 관절 내부의 압력이 깨지면서 염증 부위에 부종이 심해지면서 통증이 생긴다. 또 갑작스런 기온저하는 관절 주위를 둘러싼 여러 근육을 뭉치게 만들기도 한다.


▲ 무릎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환절 환자

기압이 떨어지면 신체내에서 압력 불균형이 일어나 통증에 영향을 주는 신경세포에 자극이 심해지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날씨가 안 좋으면 심적으로 우울해지면서 통증을 예민하게 느낄 수도 있다. 때문에 한달 가까이 되는 장마기간 내내 관절염 환자들은 평소보다 더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장마철이라고 해서 활동량을 줄이면 관절 통증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실내에서라도 자주 움직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간단한 체조나 스트레칭 등으로 관절 주변의 근육을 단련시키고 경직된 근육과 관절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물론 기온이 떨어진 날이나 이른아침에 실외 운동은 오히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통증 완화를 위해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해 주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는 50% 정도로 유지하고, 과도한 냉방을 피한다. 특히 관절염 통증은 심리상태에 따라서도 많이 좌우되므로 장마철이라고 해서 미리부터 통증 걱정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통증 완화를 위해서는 수시로 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다.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온찜질이나 반신욕 등을 통해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유지해 주면 통증 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절염 환자여 백사장으로 떠나자

관절염 환자가 있다면 산 보다는 해변으로 휴가지를 택하자. 해변의 모래찜질과 해수욕은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주위의 피와 림프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통증이 유발되는데 모래 온찜질은 피와 림프액의 순환을 도와주고 염증 완화에도 효과가 있어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평소에도 온찜질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좋은데 햇볕으로 달구어진 모래가 이런 온찜질 기능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해수욕 역시 관절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바닷물 속 소금 성분은 체액을 약 알칼리성으로 유지하게 하고 인체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해수욕은 신체의 신진 대사를 도울 뿐 아니라 소염 작용이 있어 신경통이나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무리한 운동이나 관절에 무리가 되는 활동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번 여름엔 백사장에서 휴가도 즐기고 통증 치료 효과도 보는 1석 2조의 피서를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관절도 냉방병을 앓는다

관절은 기압과 습도는 물론 기온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겨울이면 관절이 더 뻣뻣해지고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열량 소모를 줄이기 위해 혈관과 근육이 굳어지고 관절조직이 위축되면서 관절 주위를 비롯한 여러 근육이 뭉쳐 관절의 통증과 경직이 악화되기 쉽다. 이 때문에 관절에 불쾌감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통증 때문에 활동량이 줄어들고 활동양이 줄어들면 관절이 더 굳어지는 악순환이 되기도 한다.

최근엔 냉방시설이 워낙 잘 갖춰져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여름에도 냉방병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감기나 두통 같은 냉방병 뿐 아니라 관절도 냉방병을 앓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거나 냉방이 아주 잘된 건물에 오래 머무는 것은 좋지 않다. 덥다고 해서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는 것도 좋지 않다. 실내 온도는 30도 안팎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 송기훈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