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권기자
“국내 30세 이상 인구의 30%가 고혈압 환자로 추정되지만, 이중 50%만이 자신이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만큼 고혈압에 대한 국민 인식도가 낮습니다. 세계고혈압학회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을 계기로 국민들이 고혈압의 심각성을 잘 알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고혈압학회 이사국 투표에서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을 제치고 2016년 세계고혈압학회의 서울 유치에 확정지었다. 세계고혈압학회의 국내 유치를 성공한 홍순표(59·조선대병원 내과 교수)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은 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세계 고혈압 의사 2만여명이 참가하는 세계고혈압학회의 국내 유치는 국내 고혈압 치료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됐다는 의미인 동시에 국내 고혈압 환자도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이사장은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국내 고혈압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환자들 대부분은 본인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게 더욱 문제”라며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치료를 받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걱정했다. 홍 이사장은 “국내 단일질환 사망 1위인 뇌졸중, 3위인 심장질환이 모두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고혈압은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치료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도 치료에 소극적이 되게 한다. 홍 이사장은 “머리가 아프지 않으면 고혈압이 아니다, 고혈압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등의 오해가 많다”며 “고혈압은 자체 증상이 없기 때문에 두통이 없으며 머리가 아프면 이미 심각한 합병증이 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고혈압은 6개월 정도만 약을 처방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약 없이도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홍 이사장은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싱거운 음식을 먹고, 정기적인 운동을 하며, 담배와 술을 삼가는 등 고혈압학회 수칙을 지키면 좋다”며 “특히 정기적으로 자신의 혈압을 측정하고 혈압이 높으면 의사에게 진찰받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고 있지만 관리만 하면 무서울 것이 없는 질병”이라며 “본인의 혈압을 수시로 파악하고 관리한다면 고혈압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혈압 예방 7대 수칙> 1. 음식 싱겁게 골고루 먹는다. 2.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 3.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한다. 4.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간다. 5. 지방질 줄이고 야채 섭취. 6.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 7.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제공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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