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 건강

‘여름 보양식’ 무작정 먹지 말고 체질에 맞춰라

松竹/김철이 2008. 7. 9. 21:45

‘여름 보양식’ 무작정 먹지 말고 체질에 맞춰라

사상체질별 ‘음식 궁합’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땀을 많이 흘리는 무더운 여름에는 체력 보강을 위해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19일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 ‘복날’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初伏)이다. 예로부터 복날은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으로 더위를 피하러 가는 풍습이 있다.

올해도 초복부터 중복, 말복까지의 삼복더위를 피해 보양식을 찾는 이들은 벌써부터 맛좋은 식당에 음식을 예약하고 있다. 그러나 풍습과 함께 내려온 전통 한의학에서는 개개인의 체질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보양식은 해로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현대의학에서도 무분별한 보양식은 비만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음식을 잘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선 말기의 의학자 이제마가 연구한 사상의학은 인간의 체질을 네가지 상(四象), 태양(太陽)·태음(太陰)·소양(少陽)·소음(少陰)으로 나눴다. 이들은 약은 물론 음식도 각기 체질에 맞는 것이 서로 다르다고 주창하는 학문이다.<도움말 =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태양인 - 급한 성격·상승 기운… 담백한 해물·채소류가 좋아

사상의학에 따르면 태양인은 가슴 윗부분이 발달된 체형으로 폐부위에 해당하는 목덜미가 굵고 건실하며 머리가 큰 반면, 간부위에 해당하는 허리 아랫부분이 약한 편으로 엉덩이가 작고 다리가 약한 느낌을 준다. 비교적 드문 체질인 태양인은 강직한 성격으로 주위 사람과 융화가 잘 안되는 특성이 있다.

맞는 음식 - 태양인은 성질이 급하고 쉽게 화를 잘 내는 탓으로 기운이 위로 상승하기 때문에 평탄한 음식이나 맛이 담백하여 쉽게 소화 흡수되는 지방질이 적은 해물류나 채소류 등을 섭취함으로써 기운을 하강시키는 것이 좋다. 이로운 음식으로는 메밀, 머루, 다래, 포도, 감, 앵두 등이 좋으며 해로운 음식으로는 쇠고기, 설탕, 무, 조기 등 매운 자극성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이 꼽힌다.

태음인 - 과식·비만 조심해야… 지방 적은 우유·고구마 섭취를

태음인은 허리부위가 발달하여 서 있는 자세가 굳건하고 안정감 있어 보이나, 목덜미의 기세가 약하고 골격이 굵고 비대한 사람이 많다. 마음이 너그러운 편이며, 체격이 듬직하고 자기의사표현을 잘 안하는 사람이 많다.

맞는 음식 - 태음인은 체구가 크고 위장기능이 좋아 항상 과식하기 쉬워, 비만이나 고혈압, 변비 등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자극성 있는 식품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피하면서 과식습관을 버려야 한다. 태음인에게는 콩, 고구마, 율무, 현미, 쇠고기, 우유 등이 좋으며 닭고기, 개고기, 돼지고기, 마늘 등은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양인 - 속 덥고 변비 잘걸려… 열 식힐 보리·오이 등 먹어야

소양인은 비부위(脾部位·비장의 위치)인 가슴부위가 잘 발달하여 어깨가 딱 벌어진 느낌을 주는 반면, 신부위(腎部位)인 엉덩이부위가 빈약하기 때문에 앉아 있는 모습이 불안해 보인다. 명쾌하고 발랄하다. 성격이 날카로워 급하고 화를 잘 내지만 금방 풀어진다.

맞는 음식 - 소양인은 위장에 더운 기운을 갖고 있으며, 변비가 잘 생기고 속이 쉽게 답답해지는 체질이기 때문에 성질이 서늘한 음식이나 채소류, 해물류가 열을 식히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로운 음식으로는 보리, 팥, 배추, 오이 등이 있는 반면, 마늘, 고추, 생강, 닭고기, 개고기 등은 해롭다.

소음인 - 속 차 소화기능 약해… 닭고기·개고기 등 더운 음식을

소음인은 엉덩이가 잘 발달하여 앉아 있는 모습이 안정감이 있으나, 가슴부위가 빈약해 움츠리고 있는 느낌을 주며 상체보다는 하체가 균형있게 발달했다. 내성적이고 온순하며 섬세하지만, 매사에 소극적이어서 우유부단한 단점이 있다.

맞는 음식 - 소음인은 속이 냉하고, 소화기능이 약해 찬 음식과 음료수는 소화장애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무더운 여름철이라도 더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너무 기름진 음식이나 차가운 성질의 돼지고기, 냉면, 참외, 생맥주, 냉우유 등은 피하고 찹쌀, 닭고기, 개고기, 멸치, 사과, 대추 등의 음식이 이롭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