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비뇨기과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방광염이다. 일반적인 방광염이라 함은 생리적, 해부학적 이상 없이 생기는 단순 급성 방광염이 대부분이다.
해부학적으로 여성은 남자와 달리 요도가 짧고, 요도의 위치가 회음부에 감추어져 있고 특히 요도 입구와 질이 근접해 있기 때문에 누구나 방광염의 기회는 있을 수 있다. 남성은 요도 자체가 길고 밖으로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요도염이나 전립선염은 잘 생기지만 방광염은 거의 안 걸린다고 봐야 한다.
대개 방광염은 균이 요도를 타고 방광 내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소변 볼 때나 소변 본 후에 통증이 있고, 소변이 자주 마려우며, 또 일단 소변이 마렵다고 느끼면 화장실에 뛰어 가야 할 정도로 급함을 느낀다. 그리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므로 한번 볼 때의 양이 적어지게 되고 누어도 별 시원함을 못 느낀다. 그리고 치골 상부나 아랫배에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소변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방광염의 진단은 대부분 이러한 증상과 일반 소변검사만으로도 진단을 쉽게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는 방광염이나 65세 이상, 당뇨환자, 임산부 등이 방광염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일반 소변검사뿐만 아니라 균배양검사 및 다른 비뇨기과적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감별해야 하는 질병으로는 질염 및 기타 방광이나 요도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질환들 즉 요로 결석, 헤르페스 감염, 간질성 방광염, 방광 및 요도 종물, 신경인성 방광, 그리고 당뇨 등이 있다.
대개 단순 방광염인 경우 적절한 항생제 및 방광의 긴장성을 풀어주는 약제를 병행해서 1일 내지 3일간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서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함으로써 소변 양을 증가시켜 균을 씻어내는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 후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는 경우나 너무 빈번하게 재발할 경우에는 배양검사 및 다른 비뇨기과적 검사가 필요하다. 특수한 균이 자란다면 여기에 맞는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검사상 어떤 교정이 필요한 질환이 발견된다면 이를 먼저 교정해야함이 우선이다.
일단 단순 급성 방광염에 걸리면 치료는 간단하게 끝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재발방지, 예방법이다. 소변을 본 후 휴지로 요도를 닦지 말고 살짝 물기만 제거하며, 성관계 후 바로 소변을 보는 것이 균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성생활을 한 날과 그 다음날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방광을 자극하는 커피, 홍차, 콜라 등과 같은 탄산음료, 맥주와 같은 알콜 등은 피하는 것이 이롭다. 크렌베리 주스가 방광염 재발방지에 큰 도움이 되므로 구입해서 자주 마시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그외에 피임 목적으로 살정제를 사용하는 경우 방광염이 일어났다면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폐경 후에는 호르몬의 부족으로 질염이 자주 생기며 또한 방광염이나 요도의 처짐으로 인해 방광자극 증세가 잘 생기는데 이 경우 호르몬 치료나 국소 호르몬 도포로써 이를 예방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방광염 증상이 있는 경우 대부분 오줌소태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혹은 소변이 잘 안 나오니까 옥수수 수염차를 먹는다든지 약국에서 이뇨제나 맞지 않는 항생제를 자가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나중에 치료가 잘 안될뿐더러 급성 신우신염으로 합병될 수 있고,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다른 질병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이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까지도 여성들이 비뇨기과에 가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면이 없지 않은데, 콩팥·방광 같은 비뇨기 계통에 문제가 있다면 당당히 비뇨기과를 찾는 것이 빠른 증세 호전과 완치에 꼭 필요한 사항이다.
조인스닷컴 건강 객원기자 김욱현원장(블루비뇨기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