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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 황기는 콩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인 단너삼(황기)의 뿌리를 햇볕에 말린 것으로, 그 맛은 단 편이고, 성질은 따듯한 약재이다. 황기는 인삼과 더불어서 보기(補氣) 작용이 뛰어난 약재 중 한가지이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늘 피로에 지쳐서 만사가 귀찮아지는 사람들, 말소리에 힘이 없고 몸이 축 늘어져 있는 사람에게 황기는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귀한 약재이다. 피곤하면 입술이나 혀가 헐고 궤양이 잘 생기는 사람들은 대개는 기가 허약해졌기 때문인데 황기를 먹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
황기는 특히 여름에 땀 많이 흘리고 기운 빠질 때 달여 먹는 약재로 유명하다. 닭과 인삼을 고아먹는 것은 삼계탕, 닭과 황기를 고아먹는 것은 황기닭이라 일컫기도 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삐질삐질 나고 피로감이 심하게 남는 사람들은 황기를 먹으면 땀을 줄이고 기운을 보강할 수 있다.
백출 백출은 비위, 즉 소화기계통의 기능을 보강하는 명약 중의 명약이다. 소화기가 습(濕)해지면 음식을 먹고 나면 명치 부위가 답답하고 그득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런 상태를 늘 방치하고 살면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지고 피곤하면 잘 붓는 증상마저 나타난다. 바로 이런 증상이 백출의 적응증이 된다.
백출의 아트락틸론(atractylone)이라는 성분은 위액을 분비조절작용이 있다. 그래서 위산과다로 인한 속쓰림, 위산분비 저하로 인한 소화불량증, 위장무력증 등 위장기능저하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대장의 수분흡수 능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설사증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늘 변이 무르고, 뱃속에서 꾸룩꾸룩 소리가 잘 나고, 맥주 마시면 바로 설사하는, 장이 찬 사람들이 백출을 먹으면 배가 따듯해지고 만성설사도 한결 덜해진다.
숙지황 숙지황은 현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인 지황의 뿌리줄기를 약재로 쓴다. 숙지황은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듯이 혈액과 진액을 보충하는 효과가 뛰어난 자음보혈(滋陰補血)제의 대표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건 혈허(血虛), 음허(陰虛)로 인한 쇠약증상이 나타날 때 한약처방에 단골로 등장한다.
한방 탕약의 색깔을 검고 걸쭉하게 만드는 약재가 바로 이 숙지황이다. 젊은 여성의 경우는 생리가 불순해지고 생리양이 줄어들며, 어지럼증을 잘 느끼게 된다. 앉았다 일어나면 눈 앞이 캄캄해지기도 한다. 중년 여성의 경우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 불면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 중년 남성의 경우는 식은땀을 흘리거나, 정액이 새어나오고, 귀에서 소리가 나고, 머리가 빨리 백발이 되기도 한다.
숙지황은 바로 이럴 때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음기를 보충하고, 혈액을 보충해주기는 효능이 뛰어나다. 다만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소화에 부담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다른 약재와 잘 조합해서 복용해야 한다.
당귀 당귀는 혈액을 보충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매달 생리를 여성들은 늘 먹어도 좋을 만큼, 그러면서도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훌륭한 보약재이다. 숙지황과 함께 배합해서 복용하면 그 효과가 더욱 배가된다.
특히 젊은 여성이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하다거나, 생리양이 적어진다거나,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잘 생기는 등 여성생리와 관련된 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며, 폐경기 후 여성호르몬의 부족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좋다.
혈허(血虛)한 경우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잘 놀래고, 잠이 잘 안오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당귀를 혈을 보충하면 증상이 사라진다. 여성이나 노인들의 변비 중에는 혈액과 진액이 부족해서 생기는 변비가 있다. 이때 당귀를 복용하면 장과 변을 윤기있게 만들어져 부드러운 배변이 이루어진다.
오미자 오미자는 오미(五味) 즉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종자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실제로 맛을 보면 신 맛이 가장 강하다. 오미자는 따듯한 약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몸을 건조하게 만들지는 않고 오히려 음기(陰氣)를 보충해주고 기운이 날라가는 것을 수렴시켜주는 기특한 보약이다.
그 신 맛의 효과는 주로 폐와 신장에 작용한다. 폐장의 음기가 허약해져서 생기는 음허형해소천식에 기침을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있으며, 폐기가 허약해져서 식은땀을 많이 흘리고 지칠 때 땀을 멎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여름철에 땀을 과도하게 많이 흘리고 지치기 쉬운 수험생, 노동자, 운동선수들에게 좋다.
오미자는 또 신장의 정기(精氣)를 북돋아주는 효과가 탁월하여,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조루, 정액량 감소, 유정(정액이 새어 나오는 증상)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중년 이후의 남성들이 정력에 좋다며 복분자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오미자 역시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
두충 두충은 두충나무의 껍질을 약용부위로 사용하는데, 콜크증이 잘 제거된 것이 상질의 약재이다. 두충은 맛이 달면서도 약간 매운 맛이며 따듯한 약성이 있어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보강해주는 보약재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장의 기능이 쇠약해지면 원기가 떨어지고, 추위를 잘 타게 되고, 머리도 자꾸 빠지고, 치아도 약해지고, 정력도 약해지고, 귀도 잘 안들리게 된다. 그리고 뼈도 가늘어지고 엉성해진다. 또 간장의 기능이 허약해지면 혈액순환도 잘 안되고, 근육이 말라붙고, 근력도 약해진다. 이럴 때 한방 처방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약이 바로 두충이다. 뼈와 근육이 약해지는 중년기 이후의 분들에게 꼭 필요한 약재이다.
또한 두충의 따듯한 약성은 신장의 양기를 북돋아주는 효과가 있어 남성들의 발기부전, 소변 자주 보는 증세 등에도 쓰인다. 다만 음기가 부족하여 몸에 화(火)와 열(熱)이 많은 분들은 사용시 이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약재와 잘 조합해서 사용해야 한다.
영지 영지버섯은 구멍쟁이버섯과의 버섯인데 그 효능이 신비하다고 하여 영지(靈芝)라 이름 붙여졌으며, 중국 황실에서 애용되던 버섯이다. 동의보감에는 “오래 살게 하고, 얼굴 빛을 좋게 하는 버섯”으로 기술되어 있기도 하다.
영지는 심장의 기능을 도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불면증을 없애고, 폐의 기운을 도와 오래된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혀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최근에는 여러 연구를 통해 영지가 정기(正氣)를 보강하는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영지에 들어있는 다당체인 베타글루칸을 비롯한 각종 성분들이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각종 암, 염증질환 및 알레르기 질환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영지는 예로부터 ‘불로초’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뛰어난 약재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영지를 섭취하면 면역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져 잔병치레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영지는 또 혈압을 낮춰주고, 콜레스테롤을 개선해주고,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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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풀무원건강생활 고문 이재성]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