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봄 마중/松竹/김철이 당신이 오신다기에 동지섣달 가슴 시린 시집살이에도 장롱 밑 서랍 속 감춰놓았던 무명 꽃 버선 꺼내신고 뜬소문 숲길로 찾아가 보았으나 당신 모습 간곳없고 마파람 숨소리 거칠기 한이 없다. 당신이 그리워 옹기종기 주저앉아 온 겨울 들판에 놀던 진녹색 보릿고개 애달픈 서러움 가슴에 묻어 당신 오시는 노란 길섶에 진달래 붉은 꽃등 크게 밝혀 아지랑이 줄을 이어 아장걸음 당겨본다. 하늘은 푸르르 잠시, 쉬었다 갈 계절을 부르니 빌 손도 없는 기원소리 빈 들녘에 차고 햇계절을 맛볼 온갖 생들은 고향 떠나 타향을 찾는 철새들 위안처럼 머물다 언젠가는 덩달아 떠나갈 객손의 아쉬운 이별로 남는다. 종다리 울음은 허공에 노는데 동면하던 개구리 늑장 울음은 언 갯강을 깨우니 먼 길을 떠났던 민들레 홀씨 고향을 찾아 날고 묶여있던 사슬 풀어 자유를 찾은 냇물은 먼 길 돌고 돌아 찾아오실 당신을 맞으러 흘러간다. - 저서 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