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꾼 ♧
- 松竹 /김철이 -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야 할 길
무엇이 그리도 가슴에 차지 않는가
허공에 실없이 흩어지고 말
몇 점 바람에 혼을 실어 토해낸다.
죽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사지에
무향의 향을 피워 제단을 차려놓고
외로운 무희가 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춤을 추어 바친다.
이 순간 피다 영원히 피지 못할지라도
몇 송이 화사한 꽃으로 피고 싶었으나
어차피 홀로 걸어가야 할 외로운 생이기에
보는 이 애처로운 외줄을 탄다.
이 세상 맺힌 한恨 뭐이 그리 많은지
백지 위 세상의 원리 수를 놓아
영혼도 없는 육신으로 꼬리도 길게 내려
끝내는 허상뿐일 세상을 피로 그려낸다.
- 저서 : 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