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실개천
- 松竹/김철이 -
무지개
봄 향기 온 하늘 뒤덮고
노을빛
봄 내음 온 땅을 적시니
품에 안은 귀한 자식 어느 한 곳 다칠세라
고운 눈물지어서 가슴에 묻고
미운 설움 빚어서 등창에 싣던
우리 엄마 실개천
값없는 사랑으로 고이 나를 키워서
뒷동산 종다리 울음 지어 지저귈 때
꽁꽁 동여맸던 앞가슴 실실이 풀어헤쳐
강남 갔던 꽃제비 고향 찾아 돌아올 적에
저 하늘 떠도는 꽃 구름 벗을 삼아
어깨를 걸고 걸어 너울너울 춤추던
한 올 아지랑이 시켜서
벌거벗은 알몸으로 동지섣달 지내던
나의 알몸 얼기설기 감싸게 하사
온 세상 내리는
따스한 햇살 몇 오라기 곱게 꼬아서
새빨간 갑사댕기를 삼고
춘삼월
온 대지 적시는 계절풍 몇 점 빌려다가 참빗 삼아
겨우내 헝클어진
나의 머리 하늘 같은 모정으로 빗겨주시고
설익은
누리에 옹기종기 돋아나는
달래 냉이 예쁜 향기 몇 올 빌려다가
유동치마 색동저고리 곱게 지어 입혀서
길섶에 실실이 늘어진 노란 개나리꽃 양탄자 깔개 삼아
진달래 붉은 꽃가마 태워 말 탄 님 딸려
다시는 돌아올 기약없는 시집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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