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松竹/김철이 2008. 5. 24. 00:41



            봄 - 松竹/김철이 - 계절은 머지않아 조붓한 오솔길로 찾아오실 예쁜 님 고운 님 맞이하려 새하얀 저고리 갈아입고 연분홍 치마 갈아입고 계절풍 참빗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휘휘 감아 빗어 내린다. 계절은 겨우내 엄동서란 북풍한설 슬하에서 시집살이하던 작은 아씨 시린 가슴 속 서리서리 맺힌 한 연분홍 꽃신 신겨주며 아지랑이 그네 태워 우리 아씨 서린 가슴 달래여 본다. 계절은 새하얀 뜨락에 신 나 뛰어놀던 눈빛 아이들 몰아내고 연녹색 뜨락에 울며 슬퍼하던 초록 아이들 불러들여 목동들 피리 소리 풍악 삼고 진달래 돋는 소리 춤을 삼아 온 동네잔치를 벌인다. 계절은 가시는 님 잡지 않고 오시는 님 막지 않아 먼 훗날 값없는 사랑으로 다시 피기를 굳게 기약하며 욕심 없는 청심으로 언제나 그래 듯이 오늘도 멀고 긴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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