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어느 님에게

松竹/김철이 2008. 5. 21. 01:33
    어느 님에게 - 松竹/김철이 - 님 보기가 부끄러워 밤에 피는 한 송이 달맞이꽃으로 다시 피려 하네. 그리 짧지 않은 세월 한 송이 앉은뱅이 꽃으로 피고 지고 또 피었건만 누구 하나 반겨주는 이 없었네. 그리 곱지 않은 한 송이 앉은뱅이 꽃으로 무명의 울타리에 갇혀 서럽게 살아온 지 언 반백 년 시린 가슴속에 한 품고 원 품어 따스한 봄날 얼음 풀려 흐르는 실개천처럼 훗날 찾아오실 님의 청심 속에 실실이 풀려 하였건만 내 안의 나를 보지 못하고 내 안의 나를 찾지 못하여 어두운 암흑과 망각 속에 살아온 헛된 내 욕망 때문인가? 내 사랑하는 님을 찾았으나 내 속에 뿌리내린 깊은 무지갯빛 환상 탓에 님의 청심 진정 품에 품지 못했었네. 내 사랑하는 님이시여 이제라도 님 향한 내 열정 받아주신다면 비록 밤에만 필지라도 님만 찾는 한 송이 달맞이꽃으로 다시 피려 하네.

'松竹일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계 꽃 피는 산등성이  (0) 2008.05.23
누가 뭐래도  (0) 2008.05.22
보고 싶은 모습들  (0) 2008.05.20
그리움  (0) 2008.05.19
그녀는  (0) 2008.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