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노름 중에서 190

딱따구리|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딱따구리 松竹 김철이 백사장 모래알만큼이나 무수한 인간사 언어들 무기 하나 들지 않고 사랑하는 이 상처를 준다. 인두겁 썼다 하여 다 인간인가 구실을 다 못하면 금수만도 못하거늘 세 치 혀를 떠난 말들 부리조차 없을 한 마리 딱따구리로 생겨나 달리는 말도 없이 천 리를 간다. 육의 상처 세월 가면 절로 났지만 혼의 상처 천 년도 더 가기에 열일을 다 제쳐놓고 마음 가지런히 세 치 혀 다스려 주기를…

개인♡시집 2022.01.15

신토불이|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신토불이 松竹 김철이 그 옛날 속담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듯 사시사철 변함없이 옥수(玉水) 같은 맑은 물이 흐르던 그 줄기 국적불명 폐수가 흐른다. 꽃 피고 새 울던 금수강산 옥토에 윤기 나는 백미(白米)가 절로 자라더니 밀밭의 가라지인가 안면몰수 키 큰 오곡이 무성히 자라누나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 노릇 한다더니 왜구 무력에 퇴위(退位)당한 왕위 부재중 틈을 탔나 논두렁 두렁마다 발광 소 지랄이냐 백의민족 숭고(崇古)한 얼이 서린 이 나라 이 창공에 텃새는 어디 가고 철새만 활개 치니 내 이름 석 자 쓸 줄이나 알는지

작품 발표작 2022.01.08

신토불이|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신토불이 松竹 김철이 그 옛날 속담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듯 사시사철 변함없이 옥수(玉水) 같은 맑은 물이 흐르던 그 줄기 국적불명 폐수가 흐른다. 꽃 피고 새 울던 금수강산 옥토에 윤기 나는 백미(白米)가 절로 자라더니 밀밭의 가라지인가 안면몰수 키 큰 오곡이 무성히 자라누나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 노릇 한다더니 왜구 무력에 퇴위(退位)당한 왕위 부재중 틈을 탔나 논두렁 두렁마다 발광 소 지랄이냐 백의민족 숭고(崇古)한 얼이 서린 이 나라 이 창공에 텃새는 어디 가고 철새만 활개 치니 내 이름 석 자 쓸 줄이나 알는지

개인♡시집 2022.01.08

추어탕|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추어탕 松竹 김철이 보양식 한 그릇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릴 적 어머니 손맛이 아내의 손끝에 살아 숨 쉬는 덕이지 세월은 갔지만 추억은 영원한 것 낡은 두레상에 둘러앉은 어린 시절 빛바랜 가족 사진첩이 펼쳐지누나 몇십 년 뛰어넘은 시간의 흔적이 코앞에 놓인 뚝배기 속 김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가을 논두렁 살찌는 미꾸리 헤엄이 해묵은 추억이 되어 저녁상에 오른 추어탕 그릇 속 동심으로 꼬물꼬물 되살아 놀더라

작품 발표작 2022.01.01

추어탕|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추어탕 松竹 김철이 보양식 한 그릇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릴 적 어머니 손맛이 아내의 손끝에 살아 숨 쉬는 덕이지 세월은 갔지만 추억은 영원한 것 낡은 두레상에 둘러앉은 어린 시절 빛바랜 가족 사진첩이 펼쳐지누나 몇십 년 뛰어넘은 시간의 흔적이 코앞에 놓인 뚝배기 속 김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가을 논두렁 살찌는 미꾸리 헤엄이 해묵은 추억이 되어 저녁상에 오른 추어탕 그릇 속 동심으로 꼬물꼬물 되살아 놀더라

개인♡시집 2022.01.01

하루|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하루 松竹 김철이 눈썹달이 두 팔 벌려 기지개 절로 켜는 아침 세상 뭇 생명 초를 다투어 삶의 전쟁터 칼의 날을 세우고 행여 녹슬세라 마음의 총에 기름칠 여념 없다. 소쩍새 울음이야 새벽을 불러오지만 인간사 울음이야 갖은 욕심 다 불러오니 미물조차 비웃더라 하루살이 날개마저 탐내는 인욕(忍辱)의 미련함을 하루가 있어 오늘이 있고 하루가 있어 내일이 있거늘 이틀을 앞세워 채찍질하는 사람들 무서워 눈 뜨고 잠 깨기 싫어서 잠자는 공주가 되리니 소나무 가지 끝에 매달린 청설모 쌓인 낙엽 위에 새로운 둥지를 틀지만 세상 벼랑 끝에 쉬는 인생들 보장되지 않은 하루의 허상 잎에 물주고 가꾸며 갖은 정성 목을 매더라

작품 발표작 2021.12.25

하루|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하루 松竹 김철이 눈썹달이 두 팔 벌려 기지개 절로 켜는 아침 세상 뭇 생명 초를 다투어 삶의 전쟁터 칼의 날을 세우고 행여 녹슬세라 마음의 총에 기름칠 여념 없다. 소쩍새 울음이야 새벽을 불러오지만 인간사 울음이야 갖은 욕심 다 불러오니 미물조차 비웃더라 하루살이 날개마저 탐내는 인욕(忍辱)의 미련함을 하루가 있어 오늘이 있고 하루가 있어 내일이 있거늘 이틀을 앞세워 채찍질하는 사람들 무서워 눈 뜨고 잠 깨기 싫어서 잠자는 공주가 되리니 소나무 가지 끝에 매달린 청설모 쌓인 낙엽 위에 새로운 둥지를 틀지만 세상 벼랑 끝에 쉬는 인생들 보장되지 않은 하루의 허상 잎에 물주고 가꾸며 갖은 정성 목을 매더라

개인♡시집 2021.12.25

추억|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추억 松竹 김철이 친구야! 까만 별밭에 하얗게 내리던 동심의 세레나데 넌 기억하니? 골목 안 가득 차던 악동들 웃음 보따리 세상 그 어디에 풀어놓았는지 아련한 세월 속 흔적으로 남누나 우리는 그랬네 못 치기 구슬치기 날 저문 줄 몰랐고 쥐불놀이 숨바꼭질 날 밝는 줄 몰랐지 나무 평상 줄지어 오순도순 밤하늘 별을 세며 풀벌레 울음소리 장단 맞춰 부르던 그 노래 어느 임 귓전에 맴도는지 정녕 찾을 길 없단다. 머리엔 은꽃이 피어나고 얼굴엔 저승꽃 곰삭아 피는데 마음은 청춘이라 금잔디 피고 지는 그 옛날 맨발로 달려가네

작품 발표작 2021.12.18

추억|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추억 松竹 김철이 친구야! 까만 별밭에 하얗게 내리던 동심의 세레나데 넌 기억하니? 골목 안 가득 차던 악동들 웃음 보따리 세상 그 어디에 풀어놓았는지 아련한 세월 속 흔적으로 남누나 우리는 그랬네 못 치기 구슬치기 날 저문 줄 몰랐고 쥐불놀이 숨바꼭질 날 밝는 줄 몰랐지 나무 평상 줄지어 오순도순 밤하늘 별을 세며 풀벌레 울음소리 장단 맞춰 부르던 그 노래 어느 임 귓전에 맴도는지 정녕 찾을 길 없단다. 머리엔 은꽃이 피어나고 얼굴엔 저승꽃 곰삭아 피는데 마음은 청춘이라 금잔디 피고 지는 그 옛날 맨발로 달려가네

개인♡시집 2021.12.18

부부|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부부 松竹 김철이 강물은 흐르고 외나무다리 위에 마주 선 운명체 돌아설 길은 단 하나 님이냐 남이냐 외바퀴 굴렁쇠라 하더라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보석 하늘이 허락한 인연 세상 끝날 손 잡고 돌아갈 고향의 길동무라 눈감고도 천 리를 가겠네 온 세상 다 팔아먹어도 허물치 말고 천지를 잡아 먹혀도 탓하지 마라 한 영혼 한 육신으로 살아갈 운명이니 살풀이인들 무슨 소용 있으리 내 것 네 것이 엄연히 구별된 세상에서 살 섞고 뼈 섞어 불리는 하나의 노래 백 년을 살아 하루도 변함없이 지어내는 작사 작곡 들을수록 오묘한 불멸의 명곡일세

작품 발표작 2021.12.11

부부|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부부 松竹 김철이 강물은 흐르고 외나무다리 위에 마주 선 운명체 돌아설 길은 단 하나 님이냐 남이냐 외바퀴 굴렁쇠라 하더라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보석 하늘이 허락한 인연 세상 끝날 손 잡고 돌아갈 고향의 길동무라 눈감고도 천 리를 가겠네 온 세상 다 팔아먹어도 허물치 말고 천지를 잡아 먹혀도 탓하지 마라 한 영혼 한 육신으로 살아갈 운명이니 살풀이인들 무슨 소용 있으리 내 것 네 것이 엄연히 구별된 세상에서 살 섞고 뼈 섞어 불리는 하나의 노래 백 년을 살아 하루도 변함없이 지어내는 작사 작곡 들을수록 오묘한 불멸의 명곡일세

개인♡시집 2021.12.11

시(詩)|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시(詩) 松竹 김철이 영혼의 옥토에 단어의 씨앗이 내리면 심성의 호미로 잡초를 저미고 노력의 물조리개 물을 뿌리니 너른 세상 인생이 되더라 어디서 날아왔는지 이른 봄 뜰에 나비 한 마리 가슴속 안방을 차지하고 날갯죽지 흰 가루 절로 뿌릴 적 언어의 마술사 말벗으로 산다. 인간의 고뇌 속의 감정 없는 노예가 되어 쇠고랑 발목에 차고 마음속 밭고랑을 오가길 몇 차례 웃자란 곡식을 수확하듯 설익은 가을을 캐더군 세상은 요지경 어릿광대 어설픈 춤사위에 울고 웃는 관객인 양 언어의 조련사 머슴이 되어 인생들 마음의 뜰 안을 쓸어주니 세상 뭇사람 허상뿐인 그를 가르쳐 뭇 민족의 가슴속 되새김질 삶을 사는 시(詩)라고 하더라

작품 발표작 2021.12.04

시(詩)|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시(詩) 松竹 김철이 영혼의 옥토에 단어의 씨앗이 내리면 심성의 호미로 잡초를 저미고 노력의 물조리개 물을 뿌리니 너른 세상 인생이 되더라 어디서 날아왔는지 이른 봄 뜰에 나비 한 마리 가슴속 안방을 차지하고 날갯죽지 흰 가루 절로 뿌릴 적 언어의 마술사 말벗으로 산다. 인간의 고뇌 속의 감정 없는 노예가 되어 쇠고랑 발목에 차고 마음속 밭고랑을 오가길 몇 차례 웃자란 곡식을 수확하듯 설익은 가을을 캐더군 세상은 요지경 어릿광대 어설픈 춤사위에 울고 웃는 관객인 양 언어의 조련사 머슴이 되어 인생들 마음의 뜰 안을 쓸어주니 세상 뭇사람 허상뿐인 그를 가르쳐 뭇 민족의 가슴속 되새김질 삶을 사는 시(詩)라고 하더라

개인♡시집 2021.12.04

장승|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장승 松竹 김철이 나그네 걷는 길 구름도 바람도 벗이 돼주지 않는 외로운 길 삶의 고단함이 속속들이 묻어나는 긴 여정 한순간 중얼거리는 언어의 말벗이 된다. 갈지자 취객의 시야에 들어선 그 모습 요지부동 꼿꼿한 고목의 표정인 양 어엿함에 흥얼거리다 마을 어귀 통째 흔들거린다. 산새도 들새도 날다 지치면 썩은 나무 둥지 어깨에 내려앉아 순간을 쉬어가려 하니 왕방울 눈을 부릅뜨고 호령이 미물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천하 대장군 지하 여장군 국란(國亂)이 일어난다 한들 두려움 하나 없는 듯 창칼 들지 않았어도 험상궂은 인상 한번 쓰고 나면 두만강 건너오던 오랑캐도 현해탄 건너오던 왜군도 신발조차 못 신고 천리만리 달아나겠네

작품 발표작 2021.11.27

장승|제 3시집 인생노름 중에서

장승 松竹 김철이 나그네 걷는 길 구름도 바람도 벗이 돼주지 않는 외로운 길 삶의 고단함이 속속들이 묻어나는 긴 여정 한순간 중얼거리는 언어의 말벗이 된다. 갈지자 취객의 시야에 들어선 그 모습 요지부동 꼿꼿한 고목의 표정인 양 어엿함에 흥얼거리다 마을 어귀 통째 흔들거린다. 산새도 들새도 날다 지치면 썩은 나무 둥지 어깨에 내려앉아 순간을 쉬어가려 하니 왕방울 눈을 부릅뜨고 호령이 미물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천하 대장군 지하 여장군 국란(國亂)이 일어난다 한들 두려움 하나 없는 듯 창칼 들지 않았어도 험상궂은 인상 한번 쓰고 나면 두만강 건너오던 오랑캐도 현해탄 건너오던 왜군도 신발조차 못 신고 천리만리 달아나겠네

개인♡시집 2021.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