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398

남들의 잘못 때문에

남들의 잘못 때문에 살다 보면 남들의 잘못된 언행 때문에 화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똑같이 당했어도 누구는 화를 크게 내고 누구는 그다지 화를 내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보는 것이나 생각하는 게 달라서 그럴 수도 있고, 인내심의 크기나 마음의 깊이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 김연수의 《정견》 중에서 - * 화가 나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내가 나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고 남의 잘못 때문에 화가 치솟기도 합니다. 나의 생각과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경우, 자존감에 손상을 입는 경우, 그 모든 것에는 '나'라는 틀이 작동돼 마음의 불꽃이 일어납니다. 이 틀을 부숴버릴 때, 상대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비로소 연민이 생기며, 있는 그대로 받아..

고도원 편지 2024.03.20

머리를 쥐어짜며 버텨본다

머리를 쥐어짜며 버텨본다 이 요령은 나의 소소한 글쓰기 비법이다. 저녁에 초고를 쓸 때면 대개 글이 막힌다. 그래도 작은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짜며 버텨본다. 하지만 결국에는 포기하고 잠자리에 든다.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일어나서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책상 주위를 잠시 배회하다 앉는다. 그러면 바로 전날 밤에 씨름했던 문제의 풀이법이 보통은 꽤 선명하게 보인다! 마치 퍼즐을 풀려고 애썼던 내 모든 수고에 대한 선물 같다. - 조앤 리프먼의 《더 넥스트》 중에서 - * 글은 의외로 머리를 비웠을 때 잘 써집니다. 끙끙대며 논리적으로 분석하려 노력할 때는 안 써지다가 멍 때릴 때나 느긋하게 딴짓할 때, 느닷없이 답이 떠오릅니다. 그야말로 선물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 선물은 애써보지도, 노력해 보지도..

고도원 편지 2024.03.18

봄, 산으로 가요

봄, 산으로 가요 사방에서 봄이 오네요 마른 낙엽 헤치고 우리 산으로 가요 보랏빛 꽃길엔 햇빛도 투명하죠 노래를 부르듯 꽃들을 불러요 현호색 노루귀에 탄성도 질러요 아주 작은 대답이 들리나요 아주 작은 바람 소리 들리나요 산 깊은 곳 꽃이 사는 길 끝까지 따라가요 -정유정의 시집《하루에서 온 편지》에 실린 시 〈산으로 가요〉중에서 - *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가 핍니다. 산이 우리를 부르고, 산에 오르면 진달래가 우리를 부릅니다. 움츠렸던 어깨, 아프고 지친 몸, 춥고 외롭던 마음 훌훌 털고 봄이 피어나는 산으로 가보십시다. 봄, 산이 부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4.03.15

평화, 행복, 어디에서 오는가

평화, 행복, 어디에서 오는가 내 존재가 평화로우면 때때로 전쟁 한가운데 있어도 평화를 잃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존재 자체가 행복이면 따로 행복을 구할 일이 없습니다. - 성진, 박세웅 외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 중에서 - * 세계 평화는 내 마음의 평화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평화로워야 세계 평화도 의미가 있습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중심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평화롭고, 같이 행복해야 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4.03.13

산들바람을 맞으며

산들바람을 맞으며 지휘를 한다는 것은 단원들을 이끌고 산에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 어떨 때는 히말라야 산을 올라가는 느낌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죽을 고비를 넘길 때도 있고, 또 어떨 때는 산들바람을 맞으며 남산을 산책하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연주를 마치고 난 후 밀려드는 감정 또한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분과 비슷하다. - 김성진의 《경계에서》 중에서 - * 지휘자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경이롭고 감동입니다. 음악과 혼신으로 하나되어 때로는 폭풍처럼 격렬하게, 때로는 작은 새털처럼 감미롭게, 사람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듭니다. 지휘자의 온갖 표정 속에 듣는 사람의 감정도 춤을 춥니다.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기도 하고 남산의 샛길을 거닐기도 합니다. 소낙비를 맞으며 움츠리기도 하고 산들바람을 맞으며 걷기..

고도원 편지 2024.03.11

가장 놀라운 기적

가장 놀라운 기적 모든 것이 괜찮을 때, 자신의 육체와 접촉하도록 노력하라. 풀밭에 누워서 눈을 감고 내면의 흐름을 느껴보라. 건강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껴보라. 강에 들어가 누워보라. 강물이 그대의 육체를 어루만지고 모든 세포가 시원함을 느낀다. 육체는 참으로 위대한 현상이며, 자연계에서 가장 놀라운 기적 가운데 하나이다. -오쇼의 《바디 마인드 밸런싱》 중에서- * 당신의 육체가 기적입니다. 오늘도 살아서 풀밭에 눕고 강물에 뛰어들고 온몸의 세포가 시원함을 느끼는 것 그 자체가 놀라운 기적입니다. 몸이 있어야 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푸른 하늘을 보며 하늘이 되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바람이 됩니다. 몸이 있음은 축복입니다. 기적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4.03.08

임종을 앞둔 엄마의 시선

임종을 앞둔 엄마의 시선 엄마는 여전히 인생을 사랑했지만 아무래도 예전 같을 순 없었어요. 나한테도 "의욕이 통 안 생기는구나"라고 말하곤 했지요. 하지만 엄마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았어요. 때가 됐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이제 곧 아흔일곱이니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했지만요. 엄마는 이제 완전히 여기 있는 게 아니었어요. 정신은 자꾸 딴 세상에 가고, 시선은 멍하니 오로지 엄마 눈에만 보이는 어떤 지평에 가 있었어요. - 베로니크 드 뷔르의 《다시 만난 사랑》 중에서 - * 97세 임종을 앞둔 어머니의 시선을 바라보는 자식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세상을 하직할 때를 직감한 사람의 시선은 '가시 구역'의 범주를 벗어납니다. 그러면서 이 세상과 저세상의 거리를 좁혀갑니다. 불필요한 의욕과 ..

고도원 편지 2024.03.06

밤하늘의 별

밤하늘의 별 사람에게는 변치 않는 '하나'에 대한 본능적인 염원이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을 끊임없이 노래하여 찬탄하는 것이다. 별이 언제나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처럼 한결같이 거기 있는 존재를 언제나 찬탄한다. - 강기진의 《50에 읽는 주역》 중에서 - * 밤하늘의 별. 밤이면 언제나 '거기 있는 존재'입니다. 모든 것이 변하지만 끝내 변치 않는 하나, 그것은 밤하늘의 별, 곧 하늘의 뜻입니다. 그 하늘의 뜻을 깊이 알기 위해, 옛 사람들은 별을 보고 연구하고 염원했습니다. 언제나 거기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하나뿐인 밤하늘의 별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4.03.04

위대하고 보편적인 지성

위대하고 보편적인 지성 물고기떼가 한 방향으로 헤엄치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방향을 바꾸는 광경을 상상해 보세요. 방향을 지시하는 리더는 없습니다. 물고기들은 '내 앞에 있는 물고기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니 나도 왼쪽으로 가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이러한 동시성은 자연의 중심에 존재하는 위대하고 보편적인 지성에 의해 일어나며, 이른바 영혼을 통해 우리 각자에게 나타납니다. - 디팩 초프라의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중에서 - * 자연을 마주하다 보면 경이로운 순간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신묘막측한 세계가 펼쳐집니다. 하다못해 한 톨 씨앗도 그 씨앗에 걸맞은 계절이 있습니다. 때가 이르면 정확히 발아합니다. 겉에선 보이지 않던 씨앗 속 모습을 세상에 펼쳐 보..

고도원 편지 2024.03.01

다다다다 터진 엄마 이야기

다다다다 터진 엄마 이야기 엄마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어요. 일단 물꼬가 터지자 다다다다 말이 쏟아졌어요. 엄마는 거의 숨도 쉬지 않고 말꼬리를 이어갔어요. 단어를 놓칠까 봐, 기억이 도망갈까 봐, 시간이 더없이 아름다운 이미지를 남겨놓고 다시 달려갈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요. 엄마는 내 생각을 묻고, 소리 내어 웃고, "무슨 말인지 알겠니?", "생각해 봐!", "놀라서 기절할 뻔했어!" 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 베로니크 드 뷔르의 《다시 만난 사랑》 중에서 - * 방언이 터졌다고 하지요. 삼키고 묻어두고 묵혔던 이야기가 어느 날 다다다다 터지는 날이 있습니다. 임종이 가까워졌음을 직감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기억의 편린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다시는 못 보거나, ..

고도원 편지 2024.02.28

여행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여행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독창적 사고를 하는데 여행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이것을 보면 역시나 일상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창조로 연결된다는 것이 입증된다. 정들면 고향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 곳이나 오래 살면 정이 들어 다른 곳보다 좋게 느낀다는 마음을 드러낸 말인데, 지적 환경으로서는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잠시 들르는 여행지라고 하면 재미있는 게 눈에 보여도, 오히려 그곳에 살면 보이지 않는 법이다. - 도야마 시게히코의 《어른의 생각법》 중에서 - * 일이 풀리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습니다. 눈이 열립니다. 지친 몸이 풀립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접하면 굳어진 사고의 틀과 습관에서 벗어나 번쩍이는 생각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신선한 재미와 극적 감동, 짜릿한 자유와 충만한 치..

고도원 편지 2024.02.26

땅바닥을 기고 있는가, 창공을 날고 있는가?

땅바닥을 기고 있는가, 창공을 날고 있는가? 시련을 만났을 때 가장 중요한 일은 '선택'을 잘하는 것이다. 시련 없는 인생은 없다. 그러나 시련을 키워 더 큰 불행으로 몰아가는 것은 나 자신이다. 시련은 통과해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순간에도 온전한 나로서 긍정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 오유경의 《어른 연습》 중에서 - * 시련은 갈림길입니다. 비상한 선택을 요구합니다. 그 선택에 따라 인생이 갈립니다. 맞닥뜨린 시련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가 선택을 좌우합니다. 땅바닥을 기는 애벌레에게는 돌멩이가 큰 장애물이지만 하늘을 나는 나비에게는 단순한 자연물에 불과합니다. 당신은 지금 땅바닥을 기고 있는가? 창공을 날고 있는가?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4.02.23

배꼽

배꼽 "배꼽을 만져보게. 몸의 중심에 있어. 그런데 비어 있는 중심이거든. 배꼽은 내가 타인의 몸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유일한 증거물이지. 지금은 막혀 있지만 과거엔 뚫려 있었지 않나? 타인의 몸과 내가 하나였다는 것, 이 거대한 우주에서 같은 튜브를 타고 있었다는 것. 배꼽은 그 진실의 흔적이라네." - 김지수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 엄마의 태중에서 아기는 탯줄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엄마와 아기는 하나였고 한 몸이었습니다. 아기가 태 밖으로 나와 탯줄을 끊고 공기로 숨을 쉬며, 비로소 세상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흔적이 배꼽입니다. 배꼽과 대칭되는 부위에 '명문'이라는 혈이 있습니다. '생명의 문'이라는 뜻입니다. 배꼽은 그 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생명의 중심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

고도원 편지 2024.02.21

80세 노교수의 건강 비결 두 가지

80세 노교수의 건강 비결 두 가지 80년을 넘긴 나의 건강 비결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매일 아침 두유를 마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더운물 샤워를 하고 맨손체조(스트레칭)를 20분 정도 하는 것이다. 한국인은 대부분 유당불내증을 갖고 있어서 두유 대신 우유를 마시면 대사과정에서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되어 암 등 각종 질병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 이철호의 《팔십인생》 중에서 - * 누구에게나 자기 나름의 건강 비결이 필요합니다. 오랜 습관과 경험에서 얻은 건강 비결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삶의 질에 차이가 많습니다. 건강의 핵심은 음식과 운동입니다. 자기 체질에 맞는 음식을 일찍 일찍 찾고, 자기 몸에 최적화된 운동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꾸준함입니다. 꾸준..

고도원 편지 2024.02.19

생의 절정

생의 절정 "정오가 지나면 모든 사물의 그림자가 생긴다네. 상승과 하락의 숨 막히는 리미트지. 나는 알았던 거야. 생의 절정이 죽음이라는걸. 그게 대낮이라는걸." - 김지수의《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중에서 - * 생의 절정! 그 절정의 순간은 일생 속에도, 하루 중에도, 매 순간에도 있습니다. 들숨이 절정에 이르면 다시 날숨이 시작됩니다. 들숨이 절정을 이루는 충만의 순간에 다시 하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날숨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생명은 끝나고 맙니다. 삶과 죽음, 크나큰 섭리의 비밀은 숨과 숨 사이에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