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1074

이별의 이유

이별의 이유 만남의 이유가 이별의 이유가 된다. 냉철해 보여서 좋았는데 날카로움에 베일 수도 있고, 열정적이어서 좋았는데 감당하기 벅찰 수도 있다. 결정적으로 이별은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이뤄진다. 사소한 사건이지만 그 조그만 사건에 너와 나의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 권석천의《사람에 대한 예의》중에서 - * 좋아서 만나고 싫어져서 헤어집니다. 그 좋음과 싫음의 이유가 같습니다. 같은 하나인데 뜻이 둘로 갈라져 정반대의 것으로 해석되었을 뿐입니다. 그 사이에 '사소한 사건'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혀 문제될 것 같지 않은 작은 일이 빌미가 되어 '정말 좋았던 것'이 '정말 싫은 것'으로 바뀌면서 이별의 이유가 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6.19

바늘구멍

바늘구멍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라는 말은 진부하지만 맞는 말이다. 그 작은 구멍으로 살아난 것이 한두 번 아니기에 그렇다. 삶의 진실이다. 무너진 곳에서 어떻게 솟아날 구멍이 생겨났는지, 그런 바늘구멍을 뚫고 나오고 보니, 어느새 아무리 어려워도 그저 작은 틈새만 있으면 살겠더라. 그런 신념이 생기게 되었다. 이제는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묵상하게 되는 나의 잠언이다. - 신영길의《기억의 숲을 거닐다》중에서 - * 흔히 가장 작은 틈새를 바늘구멍이라 부릅니다. 모든 것이 닫혀 꽉 막힌 듯해도 어디엔가 바늘구멍 같은 틈새가 있기 마련입니다. 희망의 틈새입니다. 바늘구멍은 희망을 갖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보입니다. 희망을 갖는 순간 그토록 작아 보이던 바늘구멍이 한없이 커 보이고 더 큰 희망..

고도원 편지 2020.06.18

'손 씻기'를 반복하면서...

'손 씻기'를 반복하면서...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다가도 '의식적 행동'을 하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몇 년 전 나는 내 의식적 행동으로 손 씻기를 골랐다. 머리를 빗거나 양치를 하는 등 무엇이든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행동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지치고 피로할 때 자신만의 의식적 행동을 하면 현재의 순간에 다시금 집중할 힘을 얻는다. - 레이첼 켈리의《내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연습》중에서 - * 단 한 번의 '의식적 행동'이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시작된 '손 씻기'도 의식적 행동의 하나입니다.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손 씻기를 반복하면서 어느덧 습관이 되었고, 그 습관이 생활 속에 스며들면서 이제는 무의식적 행동으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수시로 손을 씻으면..

고도원 편지 2020.06.17

분노 발작(Temper Tantrum)

분노 발작(Temper Tantrum) 정신과 용어 중 'Temper Tantrum'이라는 말이 있다. 보통 '분노 발작'이라고 번역한다. 자연적 또는 사소한 자극으로 유발되는 분노 혹은 짜증. 주로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좌절될 때 분노를 폭발적으로 표출하는데, 울거나, 소리 지르거나, 발을 구르거나, 발길질을 하며 뒹굴거나, 펄쩍펄쩍 뛰거나, 숨을 몰아쉬면서 호흡이 가빠지거나, 몸이 뻣뻣해지는 등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 이효근의《우리는 비 온 뒤를 걷는다》중에서 - * 화산 폭발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땅속 뜨거운 용암이 여러 지질학적 요인으로 어느 순간 지표면을 뚫고 폭발해 엄청난 재난을 몰고 옵니다. 사람의 내면에도 용암이 가득합니다. 그 불덩이가 우울, 짜증, 분노, 스트레스와 뒤엉켜 '분노 발작..

고도원 편지 2020.06.16

아, 그리운 만남

아, 그리운 만남 만남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몰랐던 자신에 대해 알게 된다. 내가 이렇게 소심하구나. 이런 말도 할 줄 아는구나. 이런 편지도 쓸 수 있구나. 내가 이렇게 질투도 많고, 의심도 많은 사람이구나. 나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착한 척하는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알게 되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사람에 대해 알게 된다. - 권석천의《사람에 대한 예의》중에서 - *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배고프듯 만남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언제 만나지? 오늘 당장? 아니면 내일? 하루 한 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입니다. 만나면 드러납니다. 내가 드러나고 나와 그 사람 사이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나를 알게 되고, 남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성장합니다. 만남은 함께 자라며 흐르는 강물입니..

고도원 편지 2020.06.15

위기일 때 더욱 정직하라

위기일 때 더욱 정직하라 브랜드의 가치가 가장 크게 폭락하는 경우는 어느 때일까요? 제품의 결함보다도 그것을 감추려 했던 거짓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신뢰를 얻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누가 정직한지는 위기의 순간에 가장 잘 드러납니다. 정직보다 거짓이 훨씬 더 위험합니다. - 김상훈, 박선미의《진정성 마케팅》중에서 - * 위기는 쭉정이와 알곡을 갈라놓습니다. 무엇이 거품이고 무엇이 실체인지도 가려주고, 희미했던 진실과 거짓도 분명하게 드러내 줍니다. 비록 그 과정은 험난할지라도 위기를 겪고 나면 한층 가벼워진 상태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단, 그것이 나의 기회가 되려면 '정직'해야 합니다.

고도원 편지 2020.06.13

인적자본, 교육투자

인적자본, 교육투자 경제학자들이 강조하는 좋은 제도에는 인적자본에 대한 교육투자가 있습니다. 어떤 국가에 좋은 교육제도가 있다면 대부분의 국민은 적절한 교육을 받고, 그에 걸맞은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정부는 교육받은 소수의 시민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경제 잠재력을 개발하는 정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재레드 다이아몬드의《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중에서 - * 오늘의 한국경제는 그토록 궁핍하던 시절에 소 팔고 땅 팔아 자식 공부시켰던 결과입니다. 미래의 한국경제도 교육투자에 얼마나 힘을 쏟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교육은 가장 가치있는 투자입니다. 사람을 만들고 사람을 키우는 인적자원의 토대입니다. 문제는 지금의 교육이 미래의 인적자원을 키우는데 과연 적..

고도원 편지 2020.06.12

역사가 위로한다

역사가 위로한다 낯선 바이러스가 출현하자 저마다 겁먹고 웅크리지만 질병 없는 시대가 있었던가 사별 없는 하루가 있었던가 낯익어지지 않는 낯설음이 있었던가 역사가 위로합니다 - 김흥숙의《쉿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성찰1)》중에서 - *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어찌할 바를 몰라 뒤뚱거릴 때 지난 역사를 잠시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보다 더한 시련을 몇 백년 몇 천년 전에 이미 거쳤던 사실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습니다. 역사가 현재를 견디게 합니다. 힘을 줍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6.11

기린처럼 코끼리처럼

기린처럼 코끼리처럼 가까이서 보면 기린은 생각보다 너무 높고, 코끼리는 누가 봐도 너무 크다. 하지만 사람은 알면 알수록, 다가가면 갈수록 오히려 작아진다. 세상에서 은행과 냉장고와 장롱을 없애면 어떨까? 그러면 서로의 돈과 음식과 옷을 나눠줄까? 아무래도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기린처럼 코끼리처럼 가까이 보면 볼수록 높고 큰 사람이 되면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음이 높고 커야 한다. - 다인의《사는 게 쉽다면 아무도 꿈꾸지 않았을 거야》중에서 - * 다가갈수록 작아지는 사람 많습니다, 멀리서는 보지 못했던 바닥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다가갈수록 크게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몸뚱이가 아닙니다. 그가 가진 생각, 그가 품은 꿈, 특히 그 생각과 ..

고도원 편지 2020.06.10

얼굴 붉히는 남편

얼굴 붉히는 남편 "정말 대단한 게 뭔지 전혀 몰라. 인간의 위대함, 삶의 위대함을 모른다고. 내가 백번도 넘게 말했는데!" 메이블은 뜨거운 눈빛으로 남편을 보았다. 자신감에 넘쳐 열정 가득한 푸른 눈을 반짝이며 얼굴을 붉히는 남편의 이런 모습을 사랑했다. 메이블이 대뜸 고개를 숙여 올리버에게 입을 맞췄다.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올리버!" - 로버트 휴 벤슨의《세상의 주인》중에서 - * 자신감에 넘쳐서, 뜨거운 열정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남편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입을 맞추는 아내. 참으로 경탄할 만한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입니다. 부부는 배우자의 응원과 사랑을 먹고 삽니다. 어느 누구보다 배우자로부터 받는 칭찬이 최고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6.09

무시당하고 자란 아이

무시당하고 자란 아이 이 아이들은 무시당하고 방치되는 일을 워낙 자주 겪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매달리고 절박하게 도움을 구하려고 한다. 심지어 자신을 학대한 사람들에게조차 그와같은 행동을 보인다. 오랜 시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학대를 받으면서 자신은 결함이 있고 아무 가치없는 존재라는 상태가 되어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불완전성, 무가치함을 쉽게 느낀다.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도 전혀 놀랍지 않다. - 베셀 반 데어 콜크의《몸은 기억한다》중에서 - * 무시와 방치는 미움보다 더 무섭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학대입니다. 아이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무너뜨립니다. 그 아이도 불행하지만 그가 살고 있는 우리 사회도 함께 불행해집니다. 답은 하나입니다. 절박하게 다가오는 아이에게 누군가 단 한사람이라도 '..

고도원 편지 2020.06.08

자기주도적인 삶

자기주도적인 삶 청년 시절 읽은 몇권의 책들은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그것을 얼마나 자기 주도적으로 소화했던가.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에서 기자를 평생의 업으로 선택했는데, 당시 내 앞에는 충분한 선택지가 있었던가, 나는 다른 선택지에 대해 얼마나 여유를 갖고 점검했던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검토했던가. - 오연호의《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중에서 - * 선택의 순간이 가장 괴로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결과만을 생각한 선택이였기에 힘들었습니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물어봅니다. 성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갖고 나를 점검할 수 있는 선택이 되길 바라면서...

고도원 편지 2020.06.06

과민반응

과민반응 인간의 뇌는 항상 움직임이나 변화를 주시하기 때문에 무언가 번쩍하거나 스치기만 해도 신속하게 반응한다. 인간은 이렇게 하도록 진화해왔다. 사소한 바람의 일렁임이라고 해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쪽이 위협을 놓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잠깐 공포를 느꼈다손 치더라도 직접 해를 입는 일은 피했으니 과민반응을 해도 크게 손해 볼 일은 아니다. - 대니얼 M. 데이비스의《뷰티풀 큐어》중에서 - * 뇌도 진화합니다. 잘 쓰면 잘 쓸수록 더 섬세해집니다. 아주 작은 움직임, 미세한 바람의 울렁임도 놓치지 않고 반응합니다. 때로는 과민반응도 합니다. 그러나 때를 놓쳐 위험에 처하는 것보다 과민반응이 더 안전합니다. 뜻밖의 큰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6.05

그만큼은 앓아야 사랑이 된다

그만큼은 앓아야 사랑이 된다 모르는 한 사람을 알게 되고, 알게 된 그 한 사람을 사랑하고, 멀어지다가 안 보이니까 불안해하다가, 대책 없이 마음이 빵처럼 부풀고 익었다가 결국엔 접시만 남기고 고스란히 비워져 가는 것. 이런 일련의 운동(사랑)을 통해 마음(사람)의 근육은 다져진다. 사랑한 그만큼을 앓아야 사람도 되고, 사랑한 그만큼을 이어야 사랑도 된다. - 이병률의《내 옆에 있는 사람》중에서 - * 전혀 모르던 사람을 사랑하기까지 건너야 할 강이 많습니다. 아픔과 고통의 강입니다. 잠 못 이루고 끙끙 앓는 밤들을 수없이 보내야 합니다. 남는 것은 텅 빈 마음. 채울 길이 없어 막막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러면서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고 더 센 고통의 강을 건너게 됩니다. 앓는 줄 알면서 또다시 ..

고도원 편지 2020.06.04

마음을 다스리는 고도의 기법

마음을 다스리는 고도의 기법 마음을 다스리려면 물리적으로 육체를 세심하게 다스리는 고도의 기법이 필요하다. 명상은 그런 면에서 현대인의 정신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 역량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도구임이 분명하다. - 가토 후미코의《명상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중에서 - *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그 어려운 싸움에서 이기려면 마음을 다스리는 무기와 기술이 필요합니다. 명상이 그 하나입니다. 명상의 힘, 명상의 효과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미 과학이 되었습니다. 시작이 중요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0.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