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 속에서 듣는 소리, “나다, 안심하여라”
박정빈 레오 신부님(성남동 주임)
오늘 풍랑에 허덕이는 제자들의 배에 예수님은 다가오십니다. 그리고 겁 에 질린 제자들에게 “나 다. 안심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베 드로는 “주님이십니까? 그러면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하십시오.” 하고 간청합니다. 예수 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물 위를 걷지만, 거센 바람이 불자 문득 무 서운 생각이 들었고, 결국 물에 빠집니다.
처음 베드로에겐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믿음은 완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 살려 주십시오.” 비록 믿음이 흔들려 잘못을 범했지만, 베드로는 곧장 주님께 매달렸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믿음입니다. 그 사랑스러운 제자의 청에 예수님께서는 손을 잡아 주십니다.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 믿음이 약하냐?” 예수님의 이 말씀은 질책이라기보다 격려의 말씀입니다.
물 위를 걷다가 물에 빠져 허덕이는 모습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물 위를 걷는 시도조차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쉽게 유혹에 빠지고, 늘 흔들리고, 좌절하고, 쓰러지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사실 주님이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시지 않으면, 우리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내 자신 안에 늘 존재하는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주님, 도와주십시오, 살려 주십시오!” 하고 주님께 손을 내미는 것이 바로 믿음이 되어야 합니다.
인생이라는 배를 저어 가는 호수에는 언제나 사나운 바람과 성난 물결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마치 갈릴래아 호수의 변덕 많은 바람처럼 갑자기 불어왔다가는 갑자기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시련의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나다, 안심하여라.” 하시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마치 유령처럼 두렵게 다가오시더라도 그분의 손길을 바라보며 겁내지 말아야 합니다.
분명 마음에 풍랑이 심하고 분노의 불길이 크게 솟구칠 때는 하느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는 마음이 지진처럼 갈라지고 어둠에 휩싸일 때 우리는 자기 자신의 허망함밖에는 아무것도 만날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시기를 인내로 참고 견디면 하느님의 ‘소리’를 진실로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 소리가 바로 실패해서 고생할 때나 시련으로 몸부림칠 때 하느님께서 우릴 찾아오시는 발자국 소리입니다. 추운 다락방에 혼자 웅크리고 누워 있을 때, 그때 말없이 다가오셔서 우리를 꼭 안아 주시는 분! 그분의 따스함을 느끼고 그 사랑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마음을 마련하는 한 주간 되시면 좋겠습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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