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신호철 토마스 신부님(총대리 겸 사무처장)
주님께서 외딴곳에 머물고 계셨을 때 백성들은 곳곳에서 몰려와 그분께 도움을 청합니다. 예수님 께서는 많은 현실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그들을 보시고는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병자들을 거두어 병을 고쳐주십니다. 그런데 저녁이 되자 제자들이 주님께 와서 말합니다. “여기는 외딴곳이 고 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먹을 것을 알아서 찾도록 하시지요.” 그러자 주님께 서 제자들에게 대답하십니다.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마태 14,16).
개인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참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특히 아무런 책임이나 자기 잘못 없이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도 덩달아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그럴 때 흔히 우리 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은 뭐 하시나?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고난과 어려움을 그저 보고만 계시 지?” 그러면서 기도합니다. “주님, 저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을 얼른 끝내 주세요. 배고픈 사람들에게 는 먹을 것을 주시고, 헐벗은 사람들에게는 입을 것을 주세요. 아픈 사람들에게는 약을 주시고, 전쟁 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평화를 주시고, 불의가 난무하는 세상에는 정의를 주세요. 하느님, 제발 꼭 들어 주세요.” 그런데 이 기도에 하느님은 이렇게 응답하십니다. “너희가 주어라, 너희가 해 주어 라.”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누구보다도 우리 의 상처와 어려움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고, 우리를 위해 부 서지고 쪼개진 성체가 되셨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십자가에 달려 계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명령하 고 계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나는 지금 십자가에 달려 손을 쓸 수 없으니 나 대 신 너희가 주어라.” 그러니 우리가 주님의 말씀대로 행동하고 실천하면 남자만도 오천 명이나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찰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지 모릅니다. “내 코가 석 자이고, 내 입 하나 채우기도 바쁜데, 어떻게 남 에게 준다는 말입니까?” 혹시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 오늘 제2독서에 나오는 바오로 사도의 말 씀을 기억합시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 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 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 습니다” (로마 8,35.38-39). 그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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