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성모 」 의 사명이 부여한 사명
고동현 노엘 신부님(국제성모병원 병원장)
국제성모병원의 개원 멤버였던 저는, 2017년 말 인천성모병원 행정부원장으로 발령 받아 떠났다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작년 초 국제성모병원장으로 복귀하였습니다. 그 러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바로 우리 병원의 이름이었습니다. ‘이름값을 한다’라 는 말이 있듯이, 저는 어떤 사람이나 조직의 이름에 그 정체성이 담겨있다고 믿습니 다. 우선 국제성모병원이라는 이름에서 ‘성모’라는 단어는 우리가 가톨릭교회 병원 이라는 가장 중요한 정체성을 내포합니다. 그런데 국제성모에는 ‘국제’라는 또 하나 의 단어가 있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허락하신 이 이름 속 ‘국제’라는 단어가 무의미 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이름값을 하는 병원이 되도록 부임 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 습니다. 하지만 국제 의료 사업은 그 시작부터 결코 순탄치 않았고, ‘지역의 의료를 온전히 책임지기도 어려운데, 타국의 의료를 돕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자문이 뒤따 랐습니다. 이 막막함 속에서 저에게 이정표가 되어준 말씀이 바로 오늘의 복음이었 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라는 말씀을 통해, 제자들이 자 기 자신을 바라보도록 하십니다. 군중 수에 비해 가진 것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무력 감에 사로잡혀 있던 제자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오병이어의 의미를 발 견합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숫자를 더한 숫자 7은, 성경에서 ‘완전함’ 을 상징합니다. 즉 제자들은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제자들이 변화되는 첫 단계인 ‘자각’(Awakening)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내놓은 것을 받아 드시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 십니다. 이는 변화의 두 번째 단계인 ‘감사’(Gratitude)입니다. 자기 자신을 바라볼 때, 내 것이라 믿는 것들이 사실 하느님의 것임을 깨닫고 감사하게 됩니다. 제자들 역시 예수님의 찬미 기도를 보며 자신들의 결핍에 대한 불평을 버리고, 주님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감사 기도 후 빵을 쪼개어 다시 제자들에게 주시자, 제자들은 그것을 군 중과 나누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모든 이가 배불리 먹고도 남은 조각만 열두 광주리 에 가득 찹니다. 숫자 12는 성경 안에서 역시 완전수입니다. 즉 열두 광주리는 제자 들의 나눔 실천으로 인해 주님의 기적이 완성됨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변화의 마지 막 단계인 사랑의 ‘실천’(Action)입니다.
‘자각, 감사, 실천’이라는 오늘 복음 속의 단계적 변화는, 제가 국제사업을 진행할 때 마다 반복되며 늘 저에게 새로운 기적을 체험하게 합니다. 우리 병원이 타국의 의료 를 발전시킬 만큼의 역량을 갖춘 최고의 병원이거나, 타국의 환자들을 도울 만큼 풍 족한 병원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약하나마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고자 하는 노력들은 복음 속 열두 광주리의 기적처럼, 이미 아홉 나라, 십여 가지 이상의 국제 의료 사업으로 확장되어 가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타국의 형제자매들이 우리의 노력 을 통해 치유자 그리스도를 만나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제성모병원’이라는 사명(Company Name)이 부여한 사명(Mission)을 기꺼이 받들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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