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내 영혼의 닻을 내리는 시간
이광우 토마스 신부님(모라성요한성당 주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저마다 마음에 품은 보물이 하나씩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눈에 보 일 수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가장 소중 히 여기는 그 순간과 장소가 바로 하느님 나라일 것입 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한 일꾼은 밭에서 우연히 보물을 발견하자, 기뻐하며 돌아가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팔아 그 밭을 샀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움켜쥐고 모으라고 유혹하지만, 하늘 나라의 보물은 오히려 아 집과 편견, 이기심을 처분하고 내어놓을 때 비로소 주 어집니다. 가장 값진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놓는 결단, 그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바다에 던져 온갖 것을 끌어올리는 그물에도 비유하십니다. 그물 안에는 좋 은 고기도 있고, 쓸모없는 고기도 함께 뒤섞여 있습니 다. 이는 바로 현실 교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주일 미사에 참례한다는 이유만으로 ‘나 는 안전한 그물 안에 있다.’며 자족하곤 합니다. 그러 나 그물 안에 있다고 해서 구원이 완전히 보장되는 것 은 아닐 것입니다. 마지막 날에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리는 심판의 주권은 오직 하느님께만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느님 나라라는 참된 보물은 이미 우리 마음 의 밭에 숨겨져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마음속 상처 와 두려움이라는 바위에 가로막혀 신세 한탄을 하거 나, 이런저런 신심에 기웃거리는 영성 쇼핑을 하느라 눈앞의 보물을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오늘 복음에 이어 나오는 나자렛 사람들처럼 자만하 지 않고, 우리는 언제나 매일 삶의 자리에서 마음의 밭 을 깊이 갈아야 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세상 유혹과 시련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루 중 단 10분 만 이라도 온전히 침묵 속에 머물며 주님을 바라보는 성 체 조배의 시간을 가져봅시다. 내 영혼의 닻을 깊이 내 릴 때, 비로소 주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숨결을 맞아 영 혼의 돛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온전히 자신을 내어 드린 이냐시오 성인의 기도처럼, 나의 모든 자유와 의 지를 주님 뜻에 맡겨드릴 때 우리의 보물은 날로 늘어 날 것입니다.
이 미사 중에도 하느님 나라를 위해 무엇을 내어놓 아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심판하시기보다 구원하시 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자비에 의탁하며, 심 판은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드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용서와 자비를 베푸는 좋은 고기가 되기를 함께 기도 합시다.
'사제의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가장 귀한 보물 | 김수규 사도요한 신부님(한마음한몸운동본부 부본부장) (0) | 2026.07.28 |
|---|---|
| 광복과 분단 | 글 _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님(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1) | 2026.07.27 |
| 사제 단상 | 파이(π)의 원리를 아시나요? (0) | 2026.07.25 |
|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침묵 혹은 기다리심. | 장건 알베르토 신부님(송절동 본당 주임) (0) | 2026.07.24 |
| “우리의 식탁을 지켜주는 농민을 생각하며” | 유정현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교구 농촌사목 전담) (0) | 2026.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