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의 신비 안에서 배우는 사랑의 관계
최진우 아드리아노 신부님(청소년국장)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서로 위격으로는 구별되시지만, 완전한 일치와 사랑 안 에서 본성으로는 한 분이신 하느님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삼위일체 신앙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이 고백은 우리의 이성과 개념 으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신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삼위일체는 ‘역설의 신비’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로 구별되시지만 완전히 하나이시고, 하나이시지만 사랑 안 에서 끊임없이 관계를 이루시는 하느님의 모습은 인간의 논리만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신비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가장 깊은 본질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닫혀계신 존재가 아니라 사랑의 관계 안에서 열려계신 분이십니다.
이러한 삼위일체의 신비는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과도 깊이 맞닿아 있습 니다. 청소년기는 역설의 시간입니다. 혼자 있고 싶어 하면서도 누군가 자신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며, 자유롭고 싶어 하면서도 마음 둘 곳을 찾습니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 지만 쉽게 상처받고,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 기를 기다립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한 모순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며, 바로 그 자리에서 하느님께 서는 청소년들과 함께 걸어가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도 청소년 시기를 보내시며 성 부의 사랑 안에 머무르셨고, 성령 안에서 세상과 이어지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가 장 깊은 모습이 ‘사랑의 친교’임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인간 역시 혼자서는 완성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성장하고, 사랑 안에서 비로소 자신을 발견하 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느 때보다 많은 연결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깊 은 외로움도 경험합니다. SNS와 온라인 공간에서는 끊임없이 소통하지만, 정작 마음 을 나누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경쟁은 익숙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법은 서툴러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시대 안에서 삼위일체의 신비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다름은 분열의 이유가 아니라 사랑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된 사랑은 서로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하나 되게 합니다.
청소년 주일을 맞아 우리 공동체 역시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청소년들을 판단하기보다 이해심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결과보다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있 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번 한 주간, 우리 각자 삶의 자리에서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더 내어주며, 조금 더 귀 기울여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삼위일체’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 입니다. 이번 청소년 주일이 우리 모두에게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다시 배우는 은 총의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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