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보따리

신앙 이야기 |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 (루카 1 , 42)

松竹/김철이 2026. 5. 9. 16:00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 (루카 1, 42)

 

 

부부가 부모가 된다는 것은 한 생명의 탄생에서 비롯되는 사건입니다. 이를 통해 새 로운 가정 교회가 탄생되고, 그 안에서 나자렛 성가정의 모습을 닮은 가정 교회로서 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새롭게 탄생하는 생명에 대 해 사회 자체가 너무나 무심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생명 주일을 맞이하 며,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외쳤던 인사,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라는 말씀을 통해 한 생명이 부모의 품 안에서 탄생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사건인지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2025년 7월 23일 국회에서는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이 법률안을 통해 낙태를 개인의 선택과 자유의 문제로 치부해 버렸습니다. 2019년에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헌법 불합치를 결정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어머니의 태중에 있는 소중한 생명을 어느 때나 없어져도 되 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이며, 그 자체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귀한 인간사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199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반포하신 『가톨릭 교 회 교리서』에서는 “수정란, 배아. 태아를 파괴하는 것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모 든 형태의 낙태 시술에 반대”하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생명은 수정 순간부터 절대적으로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합니다. 인간은 존재의 첫 순간부 터 인격체로서의 모든 권리를 가진 존재로 인정되어야 하며, 그 권리에는 모든 무고 한 존재의 불가침적인 생명권이 포함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270)

 

이에 따라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해 한국 천주교 주교단에서도 성명 서를 통해 교회가 생각하는 생명에 대한 여섯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낙태죄에 대한 입법 공백을 끝내고, 생명 존중의 원칙을 담은 올바른 형법 개 정이 시급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둘째, 위기 임산부들이 충분히 고민하고 다른 선택 지를 찾을 수 있도록 숙려 기간과 상담 의무화를 촉구했습니다. 셋째, 생명을 죽이 는 행위를 거부하는 의료인의 양심과 병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넷째, 여성 의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낙태 약물의 무분별한 유통을 엄격히 규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다섯째, 임신과 양육은 여성만의 짐이 아니라, 남성의 공동 책임 임을 명확히 하는 제도 보완을 요구했습니다. 여섯째, 진정한 자기 결정권은 낙태할 권리가 아니라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권리’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국 가가 실질적인 양육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하였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회칙 「생명의 복음」을 통해 “생명은 하느님의 사 랑 안에서 바라볼 때 비로소 그 눈부신 가치를 드러낸다.”(3항) 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적어도 우리만이라도 생명을, ‘선택’하지 않는 삶의 가치로 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낙태가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가장 힘없는 존재에 대한 폭력입니다. 엘리사벳이 예수님을 잉태한 마리아에게 외쳤던 것처럼, 한 생명이 태어나고 돌보는 일이 주님 안에서 복된 일임을 생각하며,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 생명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 신 가장 위대하고 소중한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