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보따리

신앙 이야기 | 마음의 소금

松竹/김철이 2026. 4. 13. 18:00

마음의 소금

 

 

전쟁은 나약한 인간 존 재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 러낸다. 폭격의 굉음으로 무너지는 게 건물만은 아 니다. 많은 것들이 참혹해 졌다. 특히 봄꽃처럼 피어 나야 할 청소년들이 공포 로 위협받아 안타깝다. 인간의 존엄이 전쟁으로 재를 뒤집어썼다.

 

전쟁엔 늘 명분이 있다. 그러나 종교와 정치, 안전, 역사 같은 명분 뒤에서 눈물 흘리는 건 평 범한 사람들이다. 장 봐서 가족 밥상을 차리고 싶은 어머니와 일터에 가고 싶은 아버지, 친구 들과 공차고 노래하고 춤추고 싶은 청소년들의 꿈이 물거품 된다.

 

일시에 무너지는 게 어디 사람뿐이랴. 하느님 께서 바라보며 “참 좋았다.”(창세 1,31)고 하신 숱 한 피조물들이 하늘과 땅을 뒤덮는 검은 비로 신 음한다. 인간은 왜 이리 서로에게 총칼을 들이 대는 잔혹한 행동을 끝내지 못하는가.

 

성경은 그 질문에 대해 놀라운 말씀을 선물한 다.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 롭게 지내라”(마르 9,50). 소금은 작지만 오묘하 다. 눈에 안 띄게 속으로 깊이 배어들어 전체의 맛을 살린다. 짠맛을 잃은 음식은 싱겁고 이내 부패한다. 양심과 절제, 상대를 향한 배려와 자 비가 죄를 피하도록 힘주는 ‘마음의 소금’이리라. 예수 님께서는 그런 ‘소금’을 마 음에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 게 지내라고 하셨다. 상대 를 허물 있고 나약한 존재 로 바라보며 이해하려는 연 민과 자비의 감각을 순간순간 깨워 살도록 말씀 으로 부르신다.

 

마음의 소금을 잃으면 서로 대립해 총구를 겨 눈다. 그러나 그 하얀 알갱이를 간직하면 희망 이 부활의 새벽빛처럼 동터 오른다. 중동의 하 늘 아래에서 또 그 전쟁을 바라보는 세계 곳곳 에서 많은 이들이 기도할 것이다. 생태 환경 속 피조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총성이 멈추고, 아 이들이 다시 책가방 메고 학교에 가며, 빵 굽는 냄새가 구수하게 마을 골목골목으로 퍼져가기 를…….

 

마음에 간직한 소금이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소리를 다시 듣게 해줄 것이다. 전쟁의 포연이 시커멓게 가득 메운 하늘 위로 평화의 종소리가 어서 울려 퍼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