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을 바라 봅니다. 제 마음 한 모퉁이가 따뜻해졌습니다.”
사순 시기를 앞두고, 거실 벽에 십자고상과 한 몸이 되어 있었던 성지를 조심스럽게 빼서는 테이블 위에 놓았습니다. 성지를 보는 순간, “아!” 하는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십자고 상의 십자가 모양이 선명하게 성지에 아로새겨져 있었습니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핸드폰을 들고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그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 하는 소리가 또 다시 제 입술 사이를 비집고 터져 나왔습니다. 그것은 첫 번째 탄성과는 또 다른, 울음이 섞 인 신음 소리였습니다. 그러고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초록색 십자가 위에 항상 매달려 계셨던 예수님, 그리고 그렇게 매달리시어 저를 내려다보 고 계셨던 그분의 눈길!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손 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분은 저의 모든 잘못과 부족함을 하나도 빠 짐없이 목도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저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한없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 고 계시는 그 마음! 그 마음의 결이 생생하게 느껴져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 다. 동시에 저의 이런 못남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언제까지나 제 곁에 계셔주시리라는 그 깊 은 사랑이 느껴지면서, 흘러 내리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항상 곁에 있어 그 소중함 을 모르다가 뒤늦게서야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고 흘리는 눈물과도 같았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십자가가 아로새겨진 성지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제 영혼의 자화상이 겹 쳐 보였습니다. ‘갈색으로 변한 부분은 어쩌면 타인을 쉽게 판단하고 미워하는 사이에 메말라 버린 내 영혼의 모습이 아닐까? 초록색 십자가야말로 메말라 버린 내 영혼에 초록의 싱그러 움과 푸름과 활력이 다시 깃들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중략)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나태주, <마당을 쓸었습니다>에서)라는 시 를 저는 참 좋아합니다. 이 시를 떠 올리며, 이렇게 속삭여 봅니다.
“예수님을 바라 봅니다. 제 마음 한 모퉁이가 따뜻해졌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제 마음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에 비하면, 저의 사랑은 너무나도 보잘것없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제 마음의 한 모퉁이를 예수님을 위해 비워 두고자 합니다. 언젠가는 더 큰 마음의 공간을 예수님을 위 해 기꺼이 비워 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다면 좋겠습니다. ‘믿음이란 어떤 상태에 이르면 자동적으로 완성되어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의 믿음도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씩 완성되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삶의 보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신앙 이야기 | 말씀사탕에 담긴 대답 (0) | 2026.04.30 |
|---|---|
| 신앙 이야기 | 마음의 소금 (0) | 2026.04.13 |
| [제13회 신앙체험수기] 장려상 - 무화과나무, 기적의 시간을 함께 살다 (0) | 2026.03.28 |
| 신앙 이야기 | 대마도 가족 여행 (0) | 2026.03.26 |
| [제13회 신앙체험수기] 장려상 -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찾아서 (0) | 2026.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