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의 지혜, 움직임
김지성 안토니오 신부님(화령 본당)
사제서품을 앞두고 있던 부제 때, 동기들과 수 업 중에 강론에 대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뜨거운 주제는 시각 자료를 활용한 강론이었습니다. 강론을 잘 전달하고 호기심을 유 발하기 위해서 시각 자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강 론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시각 자료가 분명히 강론에 도움이 많이 될 것 이라는 입장과 시각 자료에 기대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서로의 의견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결 론 없이 마무리 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곧 사제 서품을 앞둔 시기였기에, 본당에서 만나게 될 주일 학교 어린이를 위한 강론방법을 두고 서로 토론 하였습니다. 강론을 통해 전달해야 하는 예수님의 사랑, 그리고 교리 내용을 아이들이 지루해하기 쉬 우니, 좋은 방법을 찾아보는 차원에서 그런 토론 주제가 설정됐을 겁니다.
사제의 삶, 그 시작을 앞둔 젊은이들의 에너지, 조금이라도 더 잘 사랑하려고 애쓰는 예비 사제들의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우리 모두 에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눈에 보이고, 촉감이 느껴 지고, 맛이 좋은 것을 준비했다면, 다시 말해 그 가 치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선물을 준비했다면, 전달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조금 더 쳐다보고 생각하고 느껴봐야 그 게 좋다고 느낄 수 있는 선물이라는 게 있다면, 그 때부터는 전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사랑하는 삶을 통해 제자들을 이해시키시는 예수님을 바라봤습니다.
오늘 복음은 읽기도 어렵지 않습니까? 제자들은 진리의 영을 만나 알아보고, 그분 안에 머물러야 하며, 그분을 통해 그리스도를 뵙고, 아버지 안에 모두가 함께 있음을 깨달아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앞으로 마주할 일을 잘 받아들이고, 그 간 겪었던 일이 오해가 되지 않도록 좋은 방법을 제시하십니다.
계명을 따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군 중의 마음을 타오르게 하고, 용서와 자비로 상대 방의 인생을 새롭게 하며, 오천 명 먹이겠다는 마 음가짐으로 가진 것을 나누는 그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게 하느님 뜻을 깨닫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여전히 만나며 성령의 보호를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랑이 모든 걸 알게 하는 가장 큰 지혜였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랑으로 제자들의 깨달음을 이끌어 내셨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신앙인의 지혜는 머리만이 아니라 몸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고요하고, 조용한 가운데 마음을 가다듬으며 하느님께 집중하는 시간도 참으로 소 중합니다. 그리고 그것만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쓰레기를 줍거나, 가족에게 예쁜 말을 하거나, 홈 스테이 신청서에 사인을 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 합니다. 교우분들도 움직이는 사랑으로 하느님의 지혜를 쌓아가시는 여정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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