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신부님은 왜 저 사람 편만 드나요! | 정병선 F.하비에르 신부님(세종 성요한바오로2세 주임)

松竹/김철이 2026. 5. 5. 10:00

신부님은 왜 저 사람 편만 드나요! 

 

                                                           정병선 F.하비에르 신부님(세종 성요한바오로2세 주임)

 

 

+ 찬미예수님!

 

감정의 골이 깊은 두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 사이에서 똑같이 대우하 고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 모두에게서 같은 불 평을 듣게 됩니다. “신부 님은 왜 저 사람 편만 드 나요!”

 

초대 교회의 사도들도 같은 불평을 들었습니다.

오늘 봉독된 사도행전의 말씀에서 그때의 장면을 이렇게 전해줍니다.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다.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 배급을 받을 때에 홀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방인이었다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이들이 터뜨린 불평의 원인은, 불공정한 분배에 있지 않습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께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우월감을 기반으로 이방인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대대로 이어왔습니다. 유다인들은 이방인들을 가리켜 하등한 민족이라고 무시하면서 ‘가스라이팅’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 역사 속에서 수천 년을 살아왔으니, 이방인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릅니다.

 

이방인들은 선택에서 제외되었다는 열등감과 함께 피해의식 속에서 살아온 것도 억울한데, 그런 와중에 자신들의 과부가 홀대를 받았다고 생각하니 그 불만과 불평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표준과학연구소의 정밀한 자와 저울을 빌려와서 정확하게 측량하고 나누었어도 그리스계 그리스도인들이 터뜨린 불평을 막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진짜 문제의 원인은 분배의 불평등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택에서 배제되었다는 상대적 박탈감입니다.

 

사도들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사도들은 식탁에 봉사할 봉사자들을 뽑자고 결의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사도들이 교회의 봉사자를 선발하는 기준은, 인종이나 인간적인 능력에 있지 않았습니다. 사도들이 분배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제시한 해답은 ‘평판’과 ‘성령’과 ‘지혜’였습니다.

1) 삶의 태도와 모습이 하느님을 닮았는가?

2) 하느님의 영과 같은 내적 성품을 지니고 있는가?

3) 하느님의 말씀에 기준을 두고 있는가?

이러한 기준이 사도들이 내린 해답이었습니다.

 

문제의 현상 주변에서만 맴돈다면, 해답을 찾느라 매번 피곤한 일을 반복해야 하며, 그러한 일회적인 해답들은 우리의 만족을 채우지 못합니다.

그러니 모든 문제를 아우를 수 있는 해답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 안에서 찾으려고 애써봅시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자애를 베풀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