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 구요비 욥 주교님(서울대교구 총대리)

松竹/김철이 2026. 5. 4. 10:00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구요비 욥 주교님(서울대교구 총대리)

 

 

오늘은 한국 교회가 제정한 ‘생명 주일’입니다. 〈‘모자 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의 성명서〉(주보 7면 참조)를 잘 읽고 묵상하여 우리의 사명을 다짐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은 1984년 파리에서 있었던 한 강연회에서 “나는 유교 신자이자 그리스도인입니다.”라 는 고백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공자님은 “내가 아침에 도 (道)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겠다. 군자는 도를 걱정 하지,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가르쳤습니다. 중국 교회의 한문 성서를 보면 요한복음 1장에서 노래하는 로 고스(말씀)를 도(道)라고 번역하였는데 참으로 심오한 통찰 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 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수 없 다.”(요한 14,6)라고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은 영원한 생명을 지니신 창조주이시기에 온 우주 삼라만상과 만물 의 영장인 인간에게 존재와 생명을 주시는 주인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외아들로서 이 하느님의 영원한 생 명을 온 인류에게 가져오셨습니다. “나를 본 사람은 곧 아 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 9) 또한 그분께서는 파스카 신 비로 우리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시고 하느님의 새로운 피 조물로 새롭게 살게 하셨습니다.(2코린 5,17 참조) 이분이 선 포하신 하느님의 나라가 이 분의 전 존재와 삶 안에 담겨 있고 하느님 아버지가 지니신 온갖 부요와 충만함(에페 3장) 이 깃들여 있기에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존재인 인간 이 하느님을 닮은 존재가 되도록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참다운 제자로서 이분을 내 유일한 스 승이자 주인으로 나의 사랑하는 님으로 모시고 살 때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이는 나 혼자만의 윤리적이고 도덕 적인 덕행의 삶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비록 우리가 구 원된 존재이지만 인간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공동 체적인 신앙의 생활이 요청됩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느님 을 아버지로 모시고 사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모여서 사는 하느님의 가정입니다. 교회가 한 가정이라면 그 구성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의 형제자매이기에 이 공동체의 존립 목적은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라는 말씀을 이루도록 서로 돕는 데 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내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희망을 주시는 말씀인지요!